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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낙선 386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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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낙선 386의 뒷모습

입력
2008.05.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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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열린 29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회의실.

통합민주당 배기선 장영달 최성 이화영 의원이 외교, 통일부 장관을 상대로 열띤 현안 질의를 이어갔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거나 낙선했다. “선거에서 떨어지면 여의도 쪽을 쳐다보기도 싫어진다”는 정치권의 상식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들의 열정은 남달랐다.

반면 낙선한 386의 대표주자인 임종석 민주당 의원은 보이지 않았다. 386 낙선의원 대부분이 그랬다. 의원회관에도 잘 나오지 않고, 상임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 정치의 미래로 기대됐던 그들이 임기 마지막을 정리하는 모습은 너무 실망스럽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4년 후를 기약하기는커녕 좌절하고 잠적하는 또 다른 패배를 보이고 있다.

물론 바쁜 일정이 있을지 모른다. 낙선 충격에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개혁을 외치고 민주주의를 부르짖었던 386 의원이기에, 그들의 마지막은 지금처럼 초라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지난 4년간 힘을 쏟았던 법안, 정책 하나하나를 다시 가다듬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 그것이 386 정치인들에게 기대하는 명예로운 퇴장 장면이다.

386 의원들은 “왜 우리만 비난하느냐”고 항변할 것이다. 사실 그들에게 적용된 도덕성의 잣대가 가혹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386 의원들의 퇴장이 민주개혁세력의 역사적 몰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화려한 부활을 위한 일시적 후퇴일지 궁금해 한다. 5월 남은 국회 회기에 그들이 불꽃 같은 열정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정상원 정치부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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