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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는 공익에게… " 살판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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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는 공익에게… " 살판난 공무원들

입력
2008.05.0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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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익근무요원이 혼인, 이혼, 출생, 사망신고를 처리하는 동안 공무원들은 서고에서 자고 나옵니다. 임용된지 1년6개월된 공무원이 5개월된 공익에게 호적법 배우는 경우도 있고, 민원 전화오면 공익한테 돌리기 바쁩니다. 상부 감사라도 나오면 공익들이 직접 나서는 경우도 많습니다.” (A구청 공익요원)

#2.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청 공익요원 김모(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달아난 또다른 공익요원 박모(28)씨와 함께 구청 행정전산망을 이용해 수입차 등록에 필요한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검사 인증을 위조한 뒤, 브로커에게 2,200만원을 받고 팔아 넘긴 혐의다. 경찰은 서류 위조가 가능했던 것은 공무원들이 관련 핵심 업무를 공익요원에게 맡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군 복무를 대신해 법원ㆍ구청ㆍ주민자치센터 등 전국 관공서에서 근무하는 4만여명의 공익요원이 공무원의 ‘봉’ 노릇을 하고 있다. 공익 요원은 복무 규정상 서류 복사, 증명서 날인 등 보조업무만 해야 하는데도, 대부분이 문서 발급 등 주업무까지 떠맡고 있는 실정이다.

대신 공무원들은 그만큼 편하게 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익요원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덕양구청 사례처럼 일부 사각지대에서는 공권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1일 경찰과 주요 관공서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직접 해야 할 일을 공익요원에게 미루면서 업무 과중에 따른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양천구청 공익요원 김모(26)씨는 지난달 29일 밤 주차 단속 중 행인을 차로 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담당 공무원 없이 단속을 벌이다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서울 영등포구청 공익요원 박모(26)씨도 공무원 대신 직접 주차단속을 벌이다가 교통사고를 당했고,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지모(23)씨는 혼자서 근무하다가 취객에게 봉변을 당했다. 한 공익요원은 “군복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지만, 우리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병무청은 곳곳에서 물의가 빚어지자, 공무원의 일 떠넘기기는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며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공익요원에게 부당하게 일을 시키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로 징계 대상”이라며 “문제가 불거진 기관에 대해서는 공익요원 배치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난해에는 신규 공익요원의 70%를 행정기관에 배치했으나, 올해는 30%만 배치하고 나머지는 사회보호시설에 할당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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