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록키'를 연상시키는 '인생 역전'의 기회를 잡은 무명 복서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스티브 포브스(31ㆍ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회장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이 흑인 복서는 굴곡 많은 인생 역정 끝에 '한방'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천금의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미숙아로 태어나 의사로부터 '생존 가능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포브스는 끈질긴 생명을 이어왔고 결국 생사가 교차하는 사각의 링에 인생을 거는 승부사로 거듭났다.
10세 때 에반더 홀리필드가 표지를 장식한 복싱 전문지 '링'을 보고 챔피언을 인생의 목표로 삼은 그는 아마추어를 거쳐 1996년 프로에 입문, 2000년 12월 세계복싱기구(IBF) 슈퍼페더급 챔피언에 오를 때까지 전도유망한 파이터로 꼽혔다.
그러나 체중 조절 실패로 2002년 타이틀을 박탈당했고 1년 후 타이틀 탈환에 나섰지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하며 기나긴 방황이 시작됐다.
영락한 복서에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지만 포브스는 링에 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2006년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이 무명 복서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한 리얼리티 TV쇼 <컨텐더> 시즌2에 출전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컨텐더>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배, 우승 상금 50만달러를 놓치긴 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포브스를 외면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를 눈 여겨 본 '골든 보이' 오스카 델라호야(35)가 4일 오전 10시15분(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리는 재기전(SBS 스포츠채널 생중계)인 웰터급 논타이틀전 상대로 그를 지목한 것. 오스카 델라호야는 6체급 세계챔피언에 오른 전설적인 복서로 38승(30KO)5패를 기록중이다.
포브스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컨텐더> 를 촬영할 때 동료들이 델라호야에 도전하는 꿈을 말할 때면 '제발 현실을 좀 돌아보라'고 충고했는데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오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나로서는 잃을 게 없다. 컨텐더>
최선을 다하고 델라호야가 실수를 해준다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인생 역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포브스가 델라호야를 꺾을 경우 프로복싱 역사상 최대 이변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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