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달 획득이 유력한 일부 스타들에게 집중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깜짝 이변’을 노리며 불철주야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이나 팬들의 관심 밖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도 빼놓을 수 없는 올림픽의 주인공이다. 꿈을 향해 뛰는 ‘마이너리티’들을 조명한다.
이춘헌(28ㆍ대한주택공사)은 에이스다.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근접해 있는 세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다. 비인기 종목 선수인 탓에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큰일’을 낼 후보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근대5종은 사격 펜싱 수영 승마 크로스컨트리 5개 종목을 5일간 하루에 한 종목씩 치러 각 종목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펜싱은 참가선수 전원이 풀리그 단판승부로 먼저 1점을 내면 승부가 갈린다.
승마는 장애물경기, 수영은 자유형 200m, 사격은 10m 공기권총, 3,000m 크로스컨트리는 이전 4개 종목의 점수에 따라 출발순서를 달리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국내에서 근대5종은 무척 생소한 종목이다. 1984년 LA 올림픽 때 첫 출전했고,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김미섭(전남도청)이 11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그런 현실에서 2004년 5월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일군 이춘헌은 명실상부한 한국 근대5종의 에이스다.
이춘헌은 그러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21위에 머물렀다. 또 200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20위에 그치고 말았다. 한계에 부딪힌 듯했다. 하지만 이춘헌은 2006년 이탈리아 월드컵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춘헌은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메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첫 출전이었던 아테네올림픽 때처럼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가대표팀 강경효 감독은 29일 “한국과 여러 면에서 조건이 비슷한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자기 기량만 발휘하면 메달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85㎝ 75㎏의 이상적인 체격조건을 갖춘 이춘헌은 광주체중에 입학하면서 수영을 했다가 2학년 때부터 근대2종(수영 육상)을 시작했고, 광주체고에 진학한 뒤로 본격적인 ‘만능 스포츠맨’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춘헌은 "아테네올림픽 때는 경험이 없어서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남은 기간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자신감을 키우면 큰 실수가 없는 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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