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종합 10위다. 금메달 10개는 따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태극전사의 훈련을 책임지고 뒷바라지하는 이에리사(54) 태릉선수촌장. 올림픽을 딱 100일 앞둔 시점에서 그는 “지난 3년간의 준비보다 앞으로 남은 100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길 대한체육회장이 사무총장 선임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은 뒤 사퇴한 터라 이에리사 촌장의 어깨는 유난히 무거웠다.
-체육계 행정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내가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국가대표 경기력 외에는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훈련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내 임무다. 준비한 만큼 마지막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각국의 전력을 분석한 결과 종합 10위 이내에 들려면 최소한 금메달 10개를 따내야 한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난 3년간 땀을 흘려왔다. 국민이 애절한 마음으로 응원해 주면 그 정성으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메달을 따지 못하는 선수에게도 관심을 가져주면 고맙겠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종목은.
“그 동안 금메달 밭이었던 양궁과 태권도에서 최소한 금메달 2개씩 획득해야 한다. 양궁 싹쓸이를 이야기하시는 분이 있지만 양궁 월드컵에서 알 수 있듯 독주는 어렵다. 목표는 2개고 그 이상 따주면 고마울 따름이다. 태권도는 비록 종주국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2개가 목표다. 수영 박태환과 역도 장미란은 금메달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국민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해달라.
“열심히 하겠다는 말밖에 없다. 국가대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있다.(이 촌장은 탁구 선수 출신으로 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의 주역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훈련하라는 말이다. 남은 100일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메달의 향방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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