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명문 사립 중등학교인 이튼 컬리지와 세인트폴 남학교가 학교 순위를 매기는 현재의 정부 정책을 거부하기로 했다. 학교 순위가 전인 교육을 망치고 시험 중독자를 양산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2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마틴 스티븐 세인트폴 남학교 교장과 토니 리틀 이튼 컬리지 교장은 내년 8월 발표될 학교 순위표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시험 성적을 사립학교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교장은 “원만한 어린이들을 양성하는데 필요한 과목들에 타격을 주고 성적 만능주의로 몰고가는 학교 순위표의 횡포를 끝낼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교사들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심한 압박을 받고 있고, 이런 문화는 교사와 학생을 시험 중독자로 만든다”며 “정부의 학교 순위표는 엄청난 악몽이자 거짓”이라고 성토했다.
아울러 그는 “학교 순위에서 측정되지 않는 체육, 음악, 드라마 같은 과목들은 팀플레이와 위기 관리 능력을 배우는 데 필요하지만 정작 학교 교육에서 배제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학교를 평가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디언은 이튼과 세인트폴은 성적으로 등수를 매겼을 때 영국에서 상위 10위권에 포함되는 명문 학교여서 두 학교의 이번 방침은 다른 사립학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측은 “학부모들은 학교가 얼마나 잘 하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며 “그것이 시험 성적에 따른 학교 순위표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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