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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선 고택서 미리 만나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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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보선 고택서 미리 만나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입력
2008.04.30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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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서울 안국동의 윤보선 전 대통령 고택. 낮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자 기와 지붕 너머로 푸른 나뭇잎이 반짝였다. 130년 역사를 가진 명가의 마당에서 음악회가 열렸다. 멋스러운 한옥과 물기를 머금은 봄꽃, 은은한 실내악이 하모니를 이뤘다.

이날 음악회는 다음달 2~13일 열리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후원인을 위한 살롱 콘서트였다. '프렌즈'라 불리는 300여명의 후원인들이 운영에 힘을 보태고 있는 이 축제는 매년 이들을 대상으로 작은 콘서트를 열고 있다. 장소를 제공한 윤상구-양은선 부부도 이 축제의 프렌즈다.

음악회는 연주자와 프로그램, 그리고 분위기까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축제의 음악감독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을 비롯해 양성원(첼로), 김영호(피아노), 훙웨이황(비올라), 이혜경(플루트)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생상스의 피아노 3중주, 차이코프스키 현악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 , 멘델스존의 현악8중주 등 축제에서 연주될 작품들의 일부를 선보였다.

연주자들 사이에서 오고 가는 무언의 대화와 눈빛은 실내악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줬고, 연주자의 작은 표정 변화가 보일 만큼 가까운 객석에서는 따뜻한 미소와 교감이 흘렀다.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까치 소리 등 야외라서 들릴 수 밖에 없는 소음마저도 운치를 더했다. <플로렌스의 추억> 연주 도중에는 건너편 교회에서 여섯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깜짝 등장해 연주자와 청중을 웃음짓게 하기도 했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이날 살롱 콘서트처럼 바쁜 도심의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청량제다. '삶의 이야기'라는 주제에 맞게 젊음, 황혼, 사랑과 열정, 사랑과 죽음 등 인생에서 찾아오는 순간들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개막공연 '젊음'에서는 로시니가 12세에 작곡한 현을 위한 소나타, 멘델스존이 16세에 쓴 현악8중주 등 작곡가들의 의욕과 열정이 배인 초기작들을 선보인다. '황혼'에서는 브람스 클라리넷 3중주, 프랑크 피아노5중주 등 말년의 작품들을 모았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의 독주회를 비롯해 클라리넷 앙상블 레봉백, 체코의 프라작 콰르텟 등 해외 유명 연주자들도 온다. 가장 비싼 티켓이 5만원일 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덕수궁에서 열리는 야외음악회는 무료다. 7월에는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공연한다. (02) 712-4879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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