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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D-100/ 박태환의 24시 - 황해 바다 가르고 '마린 보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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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D-100/ 박태환의 24시 - 황해 바다 가르고 '마린 보이'가 간다

입력
2008.04.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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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국민 남동생’ 박태환(19ㆍ단국대)이 울산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200m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했다. 전날 자유형 400m 아시아신기록 경신에 이어 이틀 연속 전해진 낭보였다. 그리고 박태환은 꿈에 그리던 외박을 나갔다. 2월말 태릉선수촌으로 돌아간 이후 두 달여 동안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던 박태환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일까. 박태환은 갑작스런 고열과 감기에 시달렸다. 박태환은 고대했던 4일 간의 휴가를 그렇게 병마와 싸우며 보내버렸다. 그리고 아쉬움은 접고 다시 선수촌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기간은 딱 100일이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매일 달력에 표시해놓은 8월9일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자유형 400m 예선이 열리는 8월9일을 시작으로 10~12일과 17일, 박태환은 온 국민의 염원을 안고 스타트라인에 선다.

한국 스포츠사에 영원히 남을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물살을 가르고 있는 박태환. 그의 24시간을 살펴봤다.

▲ 04:40 기상

불암산 기슭 태릉선수촌에 서서히 동이 트기 시작한다. 책상 위의 알람시계도 어김없이 울린다. 박태환에게 새벽 4시40분, 기상 시간은 하루 중 가장 힘든 시간이다. 쉽게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고 몸을 일으킨다. 수영복과 트레이닝복을 챙기고 수영장을 향해 방을 나선다.

▲ 05:10~05:30 스트레칭

박태환이 묵고 있는 올림픽의 집(남자선수숙소)에서 선수촌 내 실내수영장 까지는 걸어서 15분 거리. 박태환은 동료들과 함께 새벽 안개를 뚫고 실내수영장에 도착한다. 트레이너의 지도에 맞춰 20여분 동안 스트레칭을 한다. 하루의 컨디션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 05:30~07:30 수중 훈련

‘입수’(入水)! 5시30분이 되면 어김없이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의 ‘입수’ 명령이 떨어진다. 이 때부터 2시간 동안 휴식은 없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지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맹훈련이 전개된다. 스피드보다는 체력과 지구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훈련이다.

▲ 07:30~08:00 아침식사

두시간 여의 아침 훈련을 마치면 박태환의 몸은 지칠 대로 지친다. 이미 숟가락을 들 힘도 없지만 오전 휴식에 앞서 아침식사는 필수.

▲ 08:00~14:45 휴식 및 점심식사

동료들 중 일부는 지친 몸을 이끌고 학교로 향한다. 그러나 소속 학교인 단국대에서 베이징올림픽까지 특별히 수업 면제 배려를 해준 박태환은 이 때부터 꿀맛 같은 휴식에 들어간다. MP3를 귀에 꽂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단잠에 빠져든다.

▲ 14:45~15:00 오후 훈련 준비

오전 훈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단잠에서 깨어난 박태환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선수촌 정문 왼쪽의 월계관(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향한다. 굳은 근육을 풀어주고 몸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오후 훈련에 대비한다.

▲ 15:00~16:00 웨이트트레이닝

박태환은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의 지도 아래 베이징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스포츠과학 프로젝트’에 따라 몸을 만들고 있다. 매일 진행되는 1시간의 웨이트트레이닝은 이 프로젝트의 기초나 다름없다.

▲ 16:00~16:30 수영장 이동 및 훈련준비

2시간30분 동안 진행되는 오후 수중 훈련에 앞선 준비운동은 본 훈련보다 더욱 중요하다. 서키트와 복근운동, 그리고 유연체조 등으로 이어지는 준비 운동을 통해 박태환은 훈련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쾌조의 몸상태를 만든다.

▲ 16:30~19:00 수중 훈련

박태환의 24시간 중 가장 중요한 2시간30분. 오후 수중훈련은 박태환의 하루 중 하이라이트와도 같은 시간이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에게 2시간30분 동안 쉴 새 없이 물살을 가르게 한다. 물 밖에 잠시도 나올 수 없고 끝없이 50m를 왕복한다. 박태환이 하루에 주파하는 거리가 평균 15,000m. 박태환은 지구력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 스피드훈련이 가미된 특수지구력훈련에 돌입하고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스피드훈련에 들어간다.

▲ 19:00~21:40 저녁식사 및 자유시간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간 박태환은 두문불출이다. 노트북 컴퓨터로 인터넷을 즐기고 가족,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하며 하루의 피로를 해소한다. 예전처럼 인터넷 금지, 핸드폰 금지 등 사생활을 차단하는 족쇄들이 사라져 다행이다. 세계적인 스타가 된 만큼 최근에는 영어 공부에도 열심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유창한 영어로 인터뷰하는 박태환을 기대해 볼만 하다.

▲ 21:40 취침

이른 새벽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박태환은 취침 시간 역시 다른 종목 선수들에 비해 빠르다. 열아홉 소년으로서 감당해내기 벅찬 전국민적인 기대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박태환. 그러나 박태환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한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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