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과정에서 빚어진 폭력사태가 한중 간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폭력행위에 연루된 중국인을 즉각 엄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는 반면 중국인들은 "한국인과 한국 언론이 침소봉대를 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중국시위대에 의한 폭행 피해자 진상조사위원회'는 29일 서울 종로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대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문국한 위원장은 "최용호 자유청년연대 대표가 집회 중 중국인이 휘두른 쇠절단기에 맞아 갈비뼈가 부러졌다"며 중국인 유학생 대표 및 중국대사관측의 사과와 함께 가해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티베트 평화연대도 집회를 열어 중국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 단체 정웅기 대변인은 "평화연대 회원 20~30명이 중국인이 휘두른 깃대에 맞고 발로 차이는 등 폭행을 당했다"면서 "중국대사관과 정부는 중국인들이 저지른 폭력 사태에 책임을 지고 한국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유학생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새 글이 하루 2~3건에 불과하던 재한중국유학생연합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성화봉송 사태 이후 매일 40~50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리우신'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중국 유학생은 "큰 일도 아닌 것을 언론에서 과장하고 있다"면서 "등록금이 비싸다고 유리창을 깨며 시위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행태가 더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쫑이샨' 아이디의 중국 유학생은 "성화봉송 중에 중국 유학생이 경찰에 체포됐으니 모두 단결의 정신을 발휘해 체포된 친구를 구출하자"는 과격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국인들이 서울에서 성화를 환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격한 행동을 해 한국 경찰관과 기자 등이 부상했다"며 "한국의 부상자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그러나 사과나 유감의 뜻은 별도로 나타내지 않았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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