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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손예진·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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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드라마 '스포트라이트' 손예진·지진희

입력
2008.04.29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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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인간 군상을 주인공으로 받아들이는 장르가 드라마라지만 '기자'라 불리는 캐릭터는 유독 인기가 없었다. 그나마 촌스러운 수첩을 들고, 아무 데나 들이대며 '수사방해' 를 하거나 특종을 위해서라면 의리 따위는 해장국에 밥 말아먹듯 훌훌 삼켜버리는 비뚤어진 몰골로 등장하는 게 거의 전부였다고나 할까.

MBC가 5월14일부터 방송하는 16부작 수목 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 는 방송사 사회부 기자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아스팔트를 질주하는 경찰 주인공 옆에서 질척거리며 달라붙는 이상한 기자가 아닌 '진짜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일종의 '전문직 드라마'이다.

방송에 앞서 주연을 맡은 배우 손예진과 지진희를 지난 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각각 말단 사회부 기자에서 앵커로 성장하는 서우진과 사회부 캡(사건팀장) 오태석을 연기하게 될 이들. 우선 기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했다.

"유가족을 인터뷰하는 장면을 찍으면서 괜히 눈물이 나더라고요. 기자도 인간이니까 이런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연기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연기지도를 해준 실제 보도국 기자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해줬어요. 제가 진짜 기자가 된다면요? 저는 감정적인 사람이라 힘들었을 거예요."

드라마 <연애시대> 와 영화 <무방비 도시> 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온 손예진에게도 사회부 여기자를 연기하기는 쉽지 않았다. 1부에서 4부까지 오직 '떡진 머리'로 견디며 극의 리얼리티를 살려야 했다.

"사건 기자로 사는 동안 여자임을 포기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경찰서에서 먹고 자고 위험한 현장을 뛰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며칠 동안 감지 않은 머리, 단벌로 지내는 모습으로 등장하죠. 극중에서 엄마가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딸에게 '그렇게 안 씻고 다니면 남자가 안 따라'라고 말할 정도죠."

드라마 <대장금> 을 통해 대표적인'훈남'캐릭터로 자리 잡은 지진희는 냉철하면서 정의감 넘치는 사건팀장을 연기한다. 서우진과 연인으로 이어질 듯 말 듯 팽팽한 러브라인을 유지하지만, 항상 일과 기사가 앞서는 가장 기자다운 인물로 등장한다.

"연기지도를 받기 위해 만나본 기자들은 체구가 크건 작건 마치 경찰을 마주한 듯 매서운 눈빛이 느껴졌어요. 진실만을 추구하는 기자정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동안 시청자들이 몰랐던 기자사회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자를 다룬 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했는데 이번엔 디테일한 연기로 승부하는 만큼 시청률에 있어선 자신 있어요."

전문직 드라마의 모범사례를 보여준 <하얀거탑> 을 쓴 이기원씨가 극본을 맡고 지진희가 주연으로 우선 캐스팅되면서 서우진 역을 누가 맡게 될 것이냐를 두고 연예계가 들썩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처음부터 손예진을 여주인공으로 낙점했고, 여배우들은 '손예진이 고사하기만 기다렸다'는 말이 돌 정도로, 서우진이라는 캐릭터는 손예진에 딱 맞는 옷처럼 어울려 보였다.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이 작품을 놓치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드라마는 영화보다 애틋함이 있어요. <연애시대> 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김주하, 김은혜 앵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겪은 기자와 앵커 경험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됐죠."

손예진과 지진희 모두에게 이번 작품은 자신들의 정형화된 연기의 틀을 깨는 기회이기도 하다. 너무 '믿음직한'연기자로 각인된 지진희에겐 더욱 그렇다.

"<대장금> 에서의 연기가 진해서 그렇지, 제가 출연했던 홍콩영화 <퍼헵스 러브> 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지진희가 그렇게 진지한 연기만 하지 않았다는 걸 아실 것입니다. 제 연기가 고정됐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연기를 하면 배신감을 느낀다는 분들도 많아요."

예쁜 외모가 강조된 역을 주로 맡았던 손예진도 연기변신의 좋은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이다. "작품 중 가장 힘들었던 게 <무방비 도시> 입니다. 저의 원래 캐릭터와 가장 동떨어져 있어서죠. <작업의 정석> 류의 작품은 가장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내면연기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마침내 역경을 딛고 앵커로 우뚝 서는 서우진의 연기 많이 기대해 주세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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