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터愛] '모터쇼의 꽃' 도우미 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터愛] '모터쇼의 꽃' 도우미 걸

입력
2008.04.29 02:28
0 0

국내ㆍ외 모터쇼가 열릴 때마다 도우미걸의 야한 의상이 도마위에 오르지만 그녀들은 ’행사의 꽃‘ 대접을 받는다. 최근 들어 도우미걸은 단순한 눈요기에서 탈피해 자동차의 성능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진짜 도우미로 거듭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2일 개막하는 부산모터쇼에 참가하는 수입차 브랜드 인피니티 도우미걸들의 열띤 교육 현장을 찾아봤다.

모터쇼 도우미걸 8년차인 최정윤(28)씨와 5년차인 이미선(27)ㆍ임예지(28)ㆍ엄가린(29)씨. 이들은 모두 이 분야의 베테랑들이지만 이번 부산 모터쇼 교육 현장에서 새내기 못 지 않은 의욕을 보였다.

‘이번 모터쇼에서 달라진 도우미걸의 역할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녀들의 눈빛이 빛났다. 맏언니인 최씨는 “단순히 차 옆에서 포즈를 취하는 시대는 지났어요. 차에 대한 성능이나 각종 장치 사용법을 미리 교육 받아 관람객들에게 알려주는 제품 설명 도우미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말 처럼 이번 부산모터쇼에서도 인피니티측이 도우미걸에게 원하는 콘셉트도 제품 설명 도우미다. 도우미걸 교육을 담당하는 인피니티 김정용 세일즈 트레이너는 “이번 모터쇼에서 인피니티 도우미들은 세일즈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관람객들이 차량에 대해 물어보면 정확히 답변할 수 있을 정도로 차량에 대한 제품 정보를 철저히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우미들이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일까. 보통 다이어트를 위해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고통이나 힘든 교육, 불규칙한 보수를 꼽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대답은 의외였다. 바로 관람객이었다. 이씨는 “도우미라는 직업이 친절해야만 하는 직업이라 개인 감정을 억제해야 할 때가 많다”며 “요즘 핸드폰 카메라나 개인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과도한 포즈를 요구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녀들이 고생을 하면서도 도우미걸을 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도우미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들은 한결같이 “젊어서 해볼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직업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씨는 “연예인처럼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도우미걸의 매력”이라며 “모터쇼 등 화려한 무대에 설 때 평소와 다른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 즐겁다”고 한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임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도우미 일을 하면 여러 회사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항상 미소를 짓는 습관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주지요.”

평소 그녀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팔색조’다. 모터쇼 현장에서는 도우미걸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갖고 있지만 평소 일은 외모 만큼이나 너무 다르다. 최씨는 영어 통역사, 이씨는 격투기 라운드걸, 임씨는 패션 및 광고 모델, 엄씨는 전문 레이서로 일하고 있다.

1998년 호주 진 출신인 최씨는 “호주에서 영어를 배워 평소 국제 행사에서 통역을 할 때 발음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통역은 평생할 수 있지만 도우미걸은 30대 초반 이후에는 할 수 없어 도우미걸 일에 더 매진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엄씨는 직접 레이싱 경기에서 운전대를 잡는 전문 레이서다. 그녀는 “레이싱 경기가 있을 때는 레이싱복과 헬맷을 끼고 위험한 경주를 하지만 모터쇼가 있을 때면 화려한 옷으로 갈아 입고 멋진 모델로 변한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종격투기인 스프릿 MC에서 ‘스프릿 엔젤5’ 라운드걸로 활동하는 이씨는 “피 튀기는 링 위에 서는 일이 처음엔 무서웠지만 지금은 격투기 같은 격렬한 운동도 스포츠로 즐겨본다”며 “거친 몸싸움이 오가는 링 위에서 꽃, 천사, 여신의 이미지로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일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패션ㆍ광고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임씨는 평소 촬영을 하면서 NG를 많이 내 스태프들에게 미안한 일이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도우미걸의 짧은 생명력 탓에 미래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임씨는 평소 메이크업 스쿨을 다니며 메이크업 아티스트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 최씨는 전문적인 번역 공부를 해서 전문 번역가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엄씨도 레이싱걸과 레이서 활동 경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한다. 귀여운 외모의 이씨는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해 본 후 나이가 들면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어 예쁜 가정을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모터쇼의 꽃’에서 ‘모터쇼의 주인공’으로 당당히 서겠다는 그들의 당찬 도전이 결실을 맺길 기대해 본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사진=신상순기자 ssshin@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