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전당대회를 앞둔 통합민주당의 속사정이 무척이나 복잡하다. 대선과 총선 연패 이후 권위를 인정받는 개인이나 정파가 없다 보니 저마다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선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정파들이 누구를 중심으로 전당대회를 치를지에 대해 통일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학규 대표측은 애당초 ‘정세균 대표 만들기’에 무게를 두는 듯했지만, 최근 송영길 의원이 ‘수도권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대표 경선 출마 입장을 굳히면서 혼란에 휩싸였다. 송 의원과 가까운 386의원들도 입장이 갈린다. 벌써부터 ‘손ㆍ정 연대론’에 금이 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反) 손학규 연대’를 주장하는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측에선 추미애 당선자에 대한 지원 움직임이 감지된다. 하지만 박영선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친(親)정세균 움직임이 일고 있고, 일각에선 천정배 의원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혼란스럽기는 구(舊)민주당계도 마찬가지다. 의외로 추미애 당선자에 대한 비토 의견이 적지 않다. 박상천 대표의 측근그룹을 중심으로 김민석ㆍ신낙균 두 전직 의원을 최고위원회에 입성시키는 데 주력하자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원내 기반을 거의 상실한 김근태 의원 중심의 재야파는 아예 전당대회 이후를 고민하고 있다. 각개약진 중인 친노(親盧)그룹에선 안희정씨가 최고위원 경선 출마 의사를 굳힌 데 반해 이미 탈당한 이해찬ㆍ유시민 의원 등은 최근 김근태 의원을 만나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는 등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에 권한을 갖는 지역위원장 선임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총선 후보를 당연직으로 임명하자는 손학규 대표측과 완전 공모를 주장해온 박상천 대표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없다.
최근 실무선에서 ‘총선 때의 당 지지율’을 기준으로 이에 미치지 못한 지역에 한해 공모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조직강화특위 구성 문제가 겹치면서 당 지도부가 차일피일 결론을 미루고 있다. 이래저래 민주당 내부는 복잡다단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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