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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가시 돋친 읍소… 동정여론 업고 주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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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가시 돋친 읍소… 동정여론 업고 주류 압박

입력
2008.04.2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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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5일 얘기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복당을 시켜달라"는 말은 당내 주류에 대한 우회적이지만, 날선 공격이었다. 형식은 호소였지만 내용에는 가시가 잔뜩 박혀 있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주류가 친박 복당을 거부하는 이유들을 차례차례 거론하며 품평했다. 그리고 이렇게 규정했다. '주류측의 복당 거부 이유는 7월 당권 장악 욕심과 사심 때문이다.'주류로선 모욕적인 얘기다. 주류측이 "박 전 대표가 뭔가 오해하고 있다"고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얘기는 국민들에게는 절절한 읍소로 들릴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렇게 까지 하는데 복당을 거부하느냐"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박 전 대표도 이를 계산한 듯하다. 한 측근은 "이런데도 안 들어주면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박 전 대표의 당권 재도전에 대해선 측근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당권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5년 후'를 내다봐야 하는데 정권 초기의 당 대표는 실익이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따라서 예정된 수순의 불출마 카드를 '복당용'으로 활용했다는 해석도 가능해진다.

물론 다른 분석도 있다. '복당을 허용하면'이라는 조건이 거꾸로 당권 도전의 명분을 쌓으려는 복선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이날 '복당이 안되면 전대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가"추후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대목이 그래서 묘하다.

주류측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공은 넘어왔는데 차 넘기기도, 무시하기도 곤란하다.

지도부는 '노 코멘트'로 일관했고 친이 인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그 동안 충분히 얘기했으니까 지금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정두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떨어진 우리 후보 생각도 조금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고, 남경필 의원은 "당황스럽다. 무슨 말씀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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