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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I Love China/ 中 80後세대, 공격적 애국주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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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 I Love China/ 中 80後세대, 공격적 애국주의 열풍

입력
2008.04.29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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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 징지마오이(經濟貿易) 대학 4학년생으로 외국금융사 인턴사원으로 일하는 류홍예(劉紅葉ㆍ여ㆍ23)씨는 최근 메신저 창에 뜨는 자신의 이름 표기 앞에 ‘♥ China ♥’ 라는 기호를 붙였다. 류씨는 일을 마치고 대학 기숙사로 돌아오면 ‘I love China’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는다.

기숙사 창밖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가 나부낀다. 베이징 올림픽을 열렬히 지지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류씨의 주변 친구들은 물론 중국 전역의 대학생들이 이런 모습이다.

티베트 사태 이후 중국 대륙에 청년들의 애국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싹할 정도로 뜨거운 기운이다. 지난 주 베이징 리공(理工)대학을 시작으로 상하이(上海) 푸단(復旦) 대학 등 전국 모든 대학의 기숙사에서는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프랑스계 까르푸 앞에서는 파리에서의 성화 봉송 소동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연일 시위를 하고 있다. 급기야 까르푸는 27일 이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오성홍기가 연상되는 색깔과 디자인으로 직원 유니폼을 새로 만들었다.

류씨는 “우리의 분노는 너무도 당연하고 정당하다. 우리는 중국인이니까”라고 말했다. 티베트 사태에 대한 편파적인 구미 언론의 보도가 중국을 비하했고, 성화 봉송을 둘러싼 잡음이 너무 화난다는 것이다.

열풍은 대단히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다. 네티즌들은 얼마 전 중국의 배신자를 찾는 소위 ‘인육검색(人肉搜索)’을 가동, 미국 듀크대학 티베트 독립지지 집회에 참석한 중국유학생 왕치앤위앤(王千源) 등의 신원을 폭로하고 ‘인민재판’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의 신상까지 공개, 사회에서 매장하려는 사이버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CNN 방송 진행자 잭 캐퍼티의 동영상이 올려진 중국 포털에는 국수주의적 댓글이 가득하다. “니들이나 잘해, 미국놈들아” 는 얌전한 편이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국익을 최우선하는 서구가 중국에는 민주와 인권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중국의 분열을 책동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서구 혐오증도 드러냈다.

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들은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80년 이후 태어난 ‘80후(後)’세대이다. 30, 40대는 이들에 공감을 표하는 정도이다. 쉬즈지앤(徐志堅) 법제일보(法制日報)기자는 “문화대혁명 등으로 고생했던 전 세대와 달리 고성장 속에서 성장한 80후 세대는 중국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지녔다”고 말했다. 서구 문화 세례를 받으며 인터넷 환경 속에서 자란 이들이 인터넷이라는 직접적 수단을 통해 강력한 반 서구 정서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20대 초반 연령층이 밀집한 해외 중국 유학생 사회의 애국주의 열기가 국내보다 뜨거운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27일 중국 유학생들의 서울시위, 주말 미국과 유럽에서의 CNN 등 서구 매체 비난 시위 도중 매우 공격적인 양상이 보였던 것은 과거에는 없었던 현상이다.

나라밖을 향해서는 강한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은 나라 안 중국의 현 체제에는 순응적이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따르면서 티베트 사태 이후 중국의 티베트 정책에 관해서는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는 “천안문 사태 때 보였던 중국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 정신은 온 데 간 데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식인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둥(山東)대학 쑨원광(孫文廣) 교수 등 9명의 학자는 성명을 통해 “현 열풍이 국수주의와 외국인 혐오증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애국주의 분위기는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잠잠해질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국력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80후 세대가 중국 사회를 주도할 때 중국의 민족주의가 어떤 모습을 그릴지는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 정부 "성화봉송 과격시위 유감" 中에 전달

정부는 베이징(北京) 올림픽 성화 국내 봉송 과정에 서울 시내 곳곳에서 중국인들이 조직적 과격 시위를 하고,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중국 측에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8일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가 오늘 오전 외교부에서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 일부 중국 청년들이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 과격 행동을 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정진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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