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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중화주의" 反中 감정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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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중화주의" 反中 감정 고조

입력
2008.04.29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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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 진행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티베트 독립시위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반중국 시위대와 경찰관, 취재기자 등에게 집단폭력을 행사한 중국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각종 인터넷 포털은 "남의 나라에 와서 무슨 짓이냐""중국인들의 오만한 중화의식을 보여 준 사건""우리도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등 네티즌들의 분노한 댓글들이 잇따라 올랐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폭력 사태를 지켜본 유모(32)씨는 "티베트나 북한의 인권 문제를 떠나 기본적인 법치질서에 관한 문제"라며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마구 폭력을 행사하는 걸 보면 아직 그들의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이트의 '네티즌 수사대'는 폭력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실명과 유학중인 학교명을 찾아내 공개하고 있어 자칫 이번 사태로 인해 반중 감정이 확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인들의 폭력 행위에 대한 경찰의 미흡한 대응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실제 경찰은 이날 폭력 행위에 가담한 중국인 가운데 부산에서 올라온 유학생 진모(21)씨 1명만 검거하는 데 그쳤다. 서울시청 일대에서 의경과 티베트 지지 시위대에 집단폭력을 행사한 중국인은 단 한 명도 붙잡지 못했다.

한 네티즌(ID 'sen*****')은 "한국 경찰은 노동자, 농민, 노점상 집회는 그렇게 강경 진압하더니 중국인들의 집단 광기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무기력한가"라며 "곤봉이나 방패는 이럴 때 쓰라고 준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한국인들마저 중국인들처럼 과격한 대응으로 맞불을 놓아선 안 된다는 자제의 목소리도 나왔다. 27일 올림픽공원에서 중국인 유학생 등 1,000여 명에게 둘러싸여 직접 위협을 받았던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는 "그들의 폭력행위는 분명 잘못됐지만 우리가 감정적으로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은 반중 감정이 중국 내 반한 감정을 자극해 현지 한국 유학생들이 더 위험해 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일부 중국 청년들이 과격행동을 하고 이 과정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 등이 다친 데 대해 유감과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전날 폭력 행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재한중국유학생연합회의 한 간부는 "1만명이 넘는 학생이 모이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그 많은 학생들 중에 과격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 단체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중국인들의 자성의 목소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한 유학생은 "어제의 일은 큰일도 아니었고 (한국 언론에 의해) 과장된 일"이라며 "한국 학생들이 등록금이 비싸다고 유리창을 깨며 시위하는 게 더 잘못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중국 현지 언론은 28일 "서울에서의 성화 봉송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일제히 보도했지만, 중국인들의 폭력 행사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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