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상호
꿈속에서도 서류 뒤적이다
종이 날에 손가락 베이곤 하는
당신의 아늑한 침대,
상부에 제출한 결재서류는
오늘도 어김없이 난도질
이 갈다 이 빠진 칼이 되어
잠드는 침대, 밤마다
푸른 피 붉은 피 배어들어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살생이 즐거워지는,
당신이 옆에 누운 당신을
토막 내고 회를 떠도
전혀 느낄 수 없는 흔들림,
당신의 곤한 칼잠을 위해
특별히 주문한 침대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통해 등단 ▦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현대시동인상, 이육사문학상 신인상, 천상병시상 등 수상 모르는> 오동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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