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차기 당권의 향방이 결정될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당대회 모드'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다. 양당 모두 아직은 유력 당권주자가 부상하지 않아 뚜렷한 전선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물밑에선 전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계파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현재로선 전당대회 전망이 극히 유동적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최근 박근혜 전 대표의 불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권경쟁 구도가 다시 짜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뚜렷한 주도세력이 없는 가운데 정체성, 선명야당의 비전, 지도체제 등을 매개로 한 세력별 소모임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한나라당 당권 구도는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전 대표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나간 분들을 전부 복당시켜달라”고 언급한 것에 비춰, 현재로선 불출마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면 대리인을 내세워야 하는 친박측은 물론이고 당내 주류인 친이명박계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우선 주류쪽에선 당초 예상됐던 ‘박근혜-정몽준’ 양강 구도가 성립되지 않음에 따라 정몽준 최고위원 외의 선택지를 갖게 된다. 6선이 되는 정 최고위원은 아직 당내에 ‘우리 식구’란 정서는 옅지만 박 전 대표와 비슷한 ‘체급’이란 점에서 주목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박근혜 변수’로 머뭇거리던 주류측 중진들이 대표성을 내걸며 치고 나올 공산이 크다. 우선 5선 고지에 오른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장 출마에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근혜 없는 전당대회’는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4선이 되는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근 이재오계열의 소장파 의원들이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그는 당초 ‘박근혜가 나오면 안 간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져 지금으로선 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편이다. 그는 친이계이지만 중립성향이 강해 계파갈등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강재섭 대표와 같은 쇼맨십과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주류의 대표주자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여기에 같은 4선급인 홍준표, 남경필 의원도 후보로 거론 중이어서 최종적으론 이명박 대통령이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친박계에선 박 전 대표가 불출마하면 3선에 성공한 허태열 서병수 김학송 김성조 의원 등이 대타로 꼽힌다. 4선에 성공한 김영선 의원은 이미 선출직 최고위원을 지낸 만큼 전대 출마보다는 국회부의장 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아니어서 아직은 가능성 차원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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