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대란을 견디다 못해 보트를 타고 정처 없이 탈출을 감행하는 ‘보트 피플’까지 등장했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 국민이 식료품 가격 급등에 따른 굶주림과 유혈폭동 등을 피해 미국 연안으로 향하는 보트를 타고 대탈출을 감행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전했다.
아이티 국가이민사무소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보트를 타고 아이티를 탈출하다 붙잡혀 송환된 사람만 400여명에 달한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10월 이후 972명의 보트피플을 붙잡았다. 항구도시 몽루이에서 보트를 기다리는 마르셀 조나셍(34)은 이 통신에 “배고픔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마이애미로 가기로 했다”며 “4명의 아이가 있지만, 일거리는 없고 물가는 너무 비싸다”며 토로했다.
조잡한 배에 많은 사람들이 타다 보니 항해 도중 전복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플로리다 반도 남동쪽 바하마 인근에서 아이티 난민을 실은 보트가 뒤집혀 15명이 숨졌다. 아이티 이민국 관계자는 “상어에 잡아 먹히는 사진까지 보여주며 매우 위험하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탈출하는 길 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티는 최근 식료품 가격 폭등에 분노한 빈민들의 시위가 유혈 폭동으로 확산돼 대통령궁 창고가 약탈되기도 했다. 국민 대부분이 하루 2달러에도 못 미치는 절대 빈곤에 시달려 죽음을 무릅쓴 보트 탈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