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최민수(46)씨가 70대 노인과 시비가 붙어 이 노인을 차에 매단 채 달리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4일 최씨를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1일 오후 1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명 소방서 사거리에서 이 동네 주민 유모(73)씨와 언쟁을 벌이다가,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고 유씨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최씨는 지프형 승용차를 타고 이곳을 지나던 중 길이 막히자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는데, 유씨가 이를 나무라자 시비가 붙었다.
최씨는 바닥에 쓰러진 유씨를 폭행했고, 유씨는 112 신고를 했다. 유씨가 신고하는 것에 놀란 최씨는 마침 막힌 길이 풀리자 현장을 벗어나려 했으나, 유씨가 앞을 가로 막았다. 그러나 최씨는 그대로 돌진해 유씨가 차 보닛에 매달린 채 50~60m 이상 끌려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씨가 앞 유리를 잡고 가까스로 차 안으로 들어가자 최씨는 흉기를 들이대며 "내리라"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경찰이 출동했고 최씨와 유씨는 인근 지구대로 옮겨가 조사를 받았는데, 최씨는 유씨가 강력히 항의하자 사과하고 일단 귀가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을 통해 최씨의 패륜적 행동이 알려지면서 경찰이 본격 재조사에 착수, 최씨는 23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최씨는 24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이번 일에 대해서는 머리 숙여 사죄한다. 내 자신이 나를 용서할 수 없는 만큼 변명을 늘어놓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흉기를 휘둘렀다는 등 논란이 있는 부분은 향후 밝혀질 것"이라며 일부 혐의는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최씨는 이날 유씨 가게를 찾아 "고의가 아니다"며 용서를 구했지만 피해자 가족 측은 "무릎을 꿇고 사과하지 않는 한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단서를 끊고 변호사를 선임해 정식으로 고소하겠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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