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늘의 책] 암스테르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늘의 책] 암스테르담

입력
2008.04.25 01:26
0 0

이언 매큐언 / media 2.0

암스테르담이 세계 책의 날(23일)에 유네스코에 의해 ‘2008년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그 도시 이름 때문에, 이언 매큐언(60)의 소설 <암스테르담> 이 문득 떠올랐다.

사랑스러운 여인 몰리가 갑작스러운 기억상실증으로 허망하게 죽어간다. 젊었을 적 그녀의 연인이던 남자 둘, 발병 전까지의 정부, 남편, 4명이 화장장에 모인다. 대중적 인기와 부를 얻은 클래식 작곡가 클라이브, 운좋게 일간지 편집국장이 된 버넌은 20대 때부터 몰리의 애인이다.

보수적 정치꾼인 외무장관 가머니는 그녀의 정부, 버넌의 신문사에 투자하고 있는 속물적인 출판재벌 조지가 남편이다. 작가 이언 매큐언은 이들 4명을 전후 영국에서 ‘젊음의 활력에 운까지 따라준 행운의 세대’,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간들로 그린다. 몰리의 남자라는 인연으로 서로 알게 된 이들은 조지가 버넌에게 건네준 3장의 사진으로 인해 파멸의 길에 들어선다. 그리고 그들 중 둘, 클라이브와 버넌은 암스테르담으로 간다. 그곳은 안락사가 합법적으로 허용되는 공간이다.

<암스테르담> 은 1998년 발표돼 영문학권에서 가장 권위있는 부커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언 매큐언은 단숨에 읽히는 극적인 구조의 스릴러 형식에다 지적이고도 흥미로운 서술로, 인간의 사회적 모랄 혹은 명예 따위가 얼마나 허약한 위선적 기반에서 지탱되고 있는지를 발가벗겨 보여준다. 버넌을 통해 묘사하는 신문사 분위기에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취재도 탄탄하다.

그는 최근 영화화된 <속죄> (원제 ‘어톤먼트’)에서도 그랬듯, 한 번의 오해나 작은 계기가 삶 전체를 뒤흔들어 버리는, 생이 우리 모르게 준비해놓은 음모랄까 하는 것을 즐겨 다루는 현대 영국문학의 대표적 작가다.

상징적 제목으로 사용됐을 뿐 실제 이 소설에서 암스테르담이 배경이 되는 것은 마지막 부분 잠깐이다. 그 암스테르담은 어둡지만, ‘2008년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된 그곳에는 거리에 1,000여개의 책 판매대가 들어서는 등 올해 내내 책의 축제가 펼쳐질 것이라고 한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