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동반하락했던 삼성그룹주들이 ‘이건희 회장 퇴진’ 충격에서 점차 헤어나오고 있다.
23일 삼성그룹주의 주가는 종목에 따라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주가가 9.01%나 떨어졌던 삼성물산(-2.12%)은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주사 전환 연기에 따른 실망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진 때문이다. 전날 삼성 쇄신안의 수혜주로 주목 받으면서 주가가 올랐던 삼성카드도 이날 4% 가까이 급락했다. 삼성카드는 2012년까지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할 것으로 발표되면서 전날 1.27% 올랐었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에버랜드 지분 매각은 원래 금산법 때문에 매각했어야 했던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 뿐이며 현재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면서 “향후 에버랜드 주식을 외부가 아닌 이건희 회장 일가나 에버랜드 자사주, 또는 삼성 계열사에서 매입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값싸게 지분을 넘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삼성카드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삼성증권(1.35%)은 배호원 사장의 퇴진에도 불구, 그룹내 은행기능을 담당할 금융기관으로 육성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폭 올랐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인터넷 은행이 도입될 경우 향후 증권이 은행 기능의 80% 이상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삼성증권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삼성화재(2.44%)도 대폭 오르며 전날 하락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다른 종목들은 삼성 쇄신안 여파가 아니라 실적이나 사업환경에 따라 움직였다. 삼성SDI(-1.13%)는 이틀 연달아 하락세를 보였으나, 그 이유는 이날 1분기 영업적자 655억원, 순손실 306억원을 기록했다는 실적발표 탓이었다. 또 전날 0.15% 올랐던 삼성전자(-3.26%)는 미국의 반도체 지수하락과 소니의 TV가격 인하 소식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중공업(3.71%)은 중국발 훈풍을 받아 다른 조선주와 함께 동반 상승했다.
그밖에 이 회장의 두 딸 이부진 상무, 이서현 상무보가 몸을 담고 있는 호텔신라(1.12%)와 제일모직(2.94%)은 모두 올랐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