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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LCD 생산 '클린룸' 공사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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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LCD 생산 '클린룸' 공사 현장에 가다

입력
2008.04.24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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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1시간 가량 달리니 오른쪽으로 파주 LCD산업단지가 위용을 드러낸다. 단지 안으로 들어가니 GS건설의 ‘P(패널)8 LG디스플레이’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겉 모습만 보면 여느 업무용 빌딩이나 아파트형 공장 건설현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건물 안 풍경은 기존 공사 현장과 천양지차다.

도장 및 배관 공사로 먼지가 뿌옇게 드리운 내부에서 작업복 차림의 인부들이 일한다고 상상하면 큰 오산이다. 이 곳은 웬만한 가정집 안방보다 더 깨끗하다. 오히려 사람 몸에서 먼지가 나오지 않도록 청결한 복장을 유지해야 하는 클린 공사장이다. 우리나라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LCD 패널이 생산될 공장(클린룸)이기 때문이다.

클린룸 최대의 적은 먼지다. TV와 컴퓨터 화면에 주로 쓰이는 패널은 두 장의 유리기판을 붙여 생산되는데, 합착되는 유리 사이에 미세먼지가 들어가면 화면의 선명도가 떨어지거나 제대로 발광(發光)하지 못하는 등 불량제품이 많아진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해서는 안 되기에 이처럼 클린룸 공사부터 아예 먼지를 차단해 최첨단 생산시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클린룸은 말만 ‘룸’일 뿐, 실제 크기는 축구장의 8배(5만,8650㎡ㆍ약 1만7,770평)나 된다. 총 5층으로 돼 있지만, 각 층의 높이(13.7m)를 고려하면 일반 건물 15층 규모다.

영국 웨일즈, 경북 구미, 충북 청주 등에서 반도체 및 LCD 공장 건설을 지휘했던 김우진 부장(부소장)은 “먼지가 남지 않도록 하는 데 공사 전 과정의 초점이 맞춰진다”며 “북극 지방보다 휠씬 더 깨끗하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지금은 기술이 업그레이드돼 불편함이 덜하지만, 옆에 있는 P7 공장의 내부공사를 할 때는 건설 근로자 모두 방진복을 입고 작업을 했다.

당연히 클린룸 공사에는 최첨단 기술이 동원된다. 기둥과 벽에는 일반 페인트보다 2~3배 비싼, 먼지가 엉기지 않도록 특수 처리된 무정전 페인트가 사용된다. 남아있는 미세먼지는 천정과 바닥에 각각 2~3m 크기로 마련된 공간을 통해 외부로 강제 배출된다.

세계 최대 규모인 클린룸을 환풍시키는 데도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또 균일한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온도(섭씨 23도)와 습도(50%)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장치가 필수적이다. 지진에도 강해야 한다. 통상 강진으로 분류되는 리히터 규모 ‘7’ 이상에 견디도록 설계됐다.

클린룸 공사의 또 다른 특징은 공사기간 단축이다. 제품 특성상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제품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계에선 하루 먼저 출시하면 5%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벌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래서 클린룸 공사시간은 아파트 공사의 절반인 13개월 정도다. 철근ㆍ골조 공사는 2교대로 이뤄지고, 구조물에 올라가는 데 쓰이는 타워크레인이 두 배로 투입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재호 소장은 “클린룸 기술은 제품 품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다른 공사보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이런 노하우를 인정 받아 대만과 중국업체의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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