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미일 순방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큰 틀에서는 지난 10년 간 두 진보정권을 거치며 다소 소원해진 한미와 한일 관계를 보다 돈독히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는 한미동맹의 발전 방향에 관한 구체적 의견을 교환하고, 일본과는 셔틀외교 재개 및 경제교류 강화에 역점을 두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제와 안보 등의 분야에서는 서로 상대국의 이해와 양보를 바라는 정상 간의 줄다리기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한미정상회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양국이 조속한 국회 비준을 위해 협력하자는 것에서는 두 정상의 의견이 일치한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하원에서 미ㆍ콜롬비아 FTA 비준안 처리를 거부하는 등 상황이 악화한 측면을 고려, 이 대통령의 방문을 의회 내 한미 FTA 비준 처리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쇠고기 개방 문제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이라크 파병 연장 및 아프가니스탄 치안요원 파견 등의 요구사항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재배치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정식 참여 문제 등 민감한 군사적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쇠고기 문제는 양국의 실무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이고, 주한미군 문제 등도 실무적으로 협의할 사안이기에 원론적인 의견 개진 차원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PSI 참여 문제 역시 북측의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이 기존 입장을 바꾸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간 문제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협조적으로 응할 여지가 있다. 우리 측에서는 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과 한미 군사동맹의 강화를 염두에 둔 실질적 조치 등을 의제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 한일정상회담
후쿠다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은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통한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 구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양 정상은 이전 정권에서 틀어졌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취지에서 2005년 6월 이후 중단된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투자확대 등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이 주로 논의된다.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의 게이단렌(經團連) 측이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또 부품ㆍ소재 분야에서의 일본의 투자 확대,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환경ㆍ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와 함께 한일 FTA 추진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로운 미래사를 열어가자는 차원에서 이번 방문에서는 독도 영유권 문제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다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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