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자원외교, 좀더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자원외교, 좀더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입력
2008.04.24 05:34
0 0

자원외교의 최전선에 서 있는 해외 공장관들이 쓴 소리를 쏟아냈다. 자원외교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부터 강조해온 최고 관심사 중의 하나다. 그러다 보니 관련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달려들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찬호 주이라크 대사는 “청와대 총리실 외교부 지식경제부 등 여기저기서 너무 떠들고 다녀 자원 확보하는 데 단가만 올리는 부작용이 있다”고 비판했다. “상대국에 우리가 자원외교 한다는 말이 너무 많이 퍼지는 것은 좋지 않다”는 김일수 주카자흐스탄 대사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새 정부의 자원외교가 과잉 경쟁과 실적 보이기 조급증으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얘기는 벌써부터 나왔다. 한국석유공사 등 기업컨소시엄이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와 유전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조급증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러시아에서는 방문하는 우리 정부 고위관계자와 경제인들마다 자원외교 한다고 떠드는 바람에 조건이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고 한다. 상반기 중으로 예상되는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한 건’을 성사시키려는 부처 간 경쟁으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런 현상은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부처간 경쟁을 부추기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경쟁도 좋지만 자원외교처럼 치밀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우리 부처나 업체끼리 경쟁을 벌여 얻을 이익은 없다. 자원외교를 강조하는 것은 좋으나 소리 없이 상대국 정부와 현지 여론의 호응을 얻으면서 진행해야 한다는 현지 공관장들의 지적은 백번 옳다.

자원외교는 어느 날 갑자기 관심을 갖고 뛰어든다고 해서 성과를 내는 분야가 아니다.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장기간 치밀하게 구상하고 공을 들여도 쉽지 않다. 외교통상부는 어제 자원외교 강화 차원에서 선진국 주요 공관에 근무 중인 32명을 자원ㆍ에너지 관련 업무 수요가 많은 공관에 재배치했다. 이런 일도 당연히 추진해야 하지만 종합적으로 자원외교를 구상ㆍ조정할 ‘머리’를 갖추는 것이 더 시급하다.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