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이 이건희(66) 삼성 회장과 이학수(62)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략기획실 핵심 임원 등 5,6명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차명계좌 운용 등과 관련해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또 삼성화재가 고객들의 미지급 환급금 10억여원을 빼돌렸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삼성화재 관련자 2~4명을 횡령 등 혐의로 기소하기로 잠정 결론 내렸다.
14일 삼성 특검팀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 회장에 대해 에버랜드 CB 헐값 발행을 알면서도 묵인하고(배임) 자신의 재산을 삼성 임직원 명의로 차명운용하는 과정에서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1,300여개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수 조원의 현금과 삼성전자 주식 등이 이 회장 개인 재산이라는 삼성측 해명을 받아들였지만, 조세포탈 공소시효(10년)가 끝나지 않은 1999년 이후 주식거래에 대해서는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법규상 총 발행주식의 3% 이상을 보유하거나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을 소유한 대주주는 주식거래에 연간 20%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에버랜드 CB와 삼성 SDS BW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헐값에 매각토록 지시,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SDS BW 발행을 묵인한 정황에 대해서도 불구속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삼성 전략기획실 김인주(50) 사장, 최광해(52) 부사장, 전용배(47) 상무와 유석렬(58) 삼성카드 사장 등은 차명계좌를 개설ㆍ운용한 조세포탈 공모 혐의로 사법처리 하기로 했다.
특히 김 사장과 96년 구조본 재무팀장으로서 에버랜드 CB 발행 기획안을 만들어 이 부회장에게 제출한 유 사장에게는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 배임 공모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삼성화재가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렌터카비 등 미지급 보험금을 빼돌려 조성한 10억여원은 삼성화재 임원 등의 개인비리로 결론 내렸다. 공금횡령에 직접 연루된 삼성화재 임원과 실무급 2~4명이 사법처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석 특검보는 이날 “특검법 수사 대상으로 정해진 것은 특검에서 모두 종결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사법처리가 검토되는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차명계좌 외의 비자금 조성 및 정ㆍ관계 로비 의혹은 모두 무혐의 종결될 것임을 내비쳤다. 특검 수사결과 발표는 18일이 유력한 가운데 21일로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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