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의 금융그룹과 신용평가기관, 국가수장 등이 잇따라 신용위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2일(현지시간) “씨티그룹 사상 최대의 손실을 불러일으킨 신용위기는 절반 이상이 지나 종반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팬디트는 지난해 12월 선임된 이후 처음으로 주주들과 만나 “씨티그룹의 사상 최대 손실을 이끌었던 신용시장 위기가 끝나가고 있다”며 신용 위기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같은 날 미국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투자정책위원회 위원장인 샘 스토벌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에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에 진입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지난 90년대 경기후퇴처럼 완만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악은 끝났고 앞으로 시장이 상승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S&P500 주가지수가 연말에 1,560포인트까지 상승해, 지난해 10월11일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1576.09)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낙관의 근거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극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점과 감세를 중심으로 한 경기부양책을 들었다.
한편, 지난달 미국의 경기침체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날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경기후퇴(recession)에 빠지지 않았으며, 다만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31일 미국의 1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침체’가 아니라 ‘둔화’라고 자신있게 얘기한 것은,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증가로 미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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