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한나라당 당선자 워크숍의 분임토의 결과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18대 국회 과반의석 여당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예고편이라는 면에서 눈길을 끌었다.
당선자 153명 중 박근혜 전 대표 등 5명의 불참자를 제외한 148명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곳곳에서 민생대책특위 산하 8개 분과로 나눠 토의를 진행했다. 규제개혁, 서민경제(1, 2), 농어민 대책, 교육대책, 국민건강, 국민안전 등 민생을 살피는 논의가 주 의제였다.
이날 오전 당선자 본인 소개 시간이 길어지면서 토의 시간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대폭 축소됐지만 당선자들은 의외로 열띤 정책 토론을 통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민생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가장 눈에 띄는 분과는 국민건강과 국민안전 분과. 이들은 아동 성범죄 근절을 위해 폐쇄회로(CC)TV 확대설치와 노인 하교 도우미 제도 등의 실시를 건의하고 '혜진ㆍ예슬법'의 강화 등 성폭력 범죄의 처벌을 엄격히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또 어린이 유괴ㆍ실종 방지를 위한 위치추적 장치 부착과 녹색어머니회의 과속차량 단속권한 부여, 파출소 통폐합 백지화, 노후 소방차 조속 교체 등 시스템 개선 의견도 제시했다.
서민경제2분과도 당이 추진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될 경우 '서민경제 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철저하게 국민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하도급 문제와 중소기업 지원 수준의 회복 등도 추진키로 했다.
다른 분과들도 사랑의 집 짓기 체험, 대학생과의 취업간담회 등 향후 한달간 현장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입법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이날 오전에는 톡톡 튀는 자기소개도 나왔다. 정미경 당선자는 "한나라당의 며느리, 대한민국의 며느리가 돼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개했고, 장제원 당선자는 ""다음 공천을 꼭 주십시오"라고 말해 폭소를 낳았다. 강용석 당선자는 "정청래의 자살 골로 여유 있게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 나선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과반이라는 숫자는 인식의 오류"라며 "국정 안정은 숫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야 간의 대화와 타협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힘에 의한 정치를 경계했다.
한편 불출마 선언으로 참석자 중 유일하게 당선자 신분이 아닌 강재섭 대표는 이날 당선 축하를 받지 못했다. 마무리 발언 순서에서 발언기회를 사양하자 무대에 오른 안상수 원내대표는 "(비당선자인) 강 대표가 발언할 권한이 있나"라며 농담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민과의 약속'을 발표하고 기념촬영을 마친 당선자들은 오후 4시 청와대로 이동, 이명박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했다.
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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