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해 특별검사 수사의 단초를 제공했던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22일 삼성의 쇄신안을 ‘알맹이 없는 껍데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배구조 문제 등 자신들이 지적한 문제를 도외시한 미진한 쇄신책이라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날 언론 접촉을 피하다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삼성이 무엇을 반성하고 쇄신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건희 회장과 그 가신(家臣)들이 물러나고 지배구조를 더욱 세련되게 하겠다는 것이 무슨 결단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원래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던 이 회장이 퇴진한다는 것은 (아들 재용씨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쇄신안을 발표하기 앞서 이 회장은 스스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처벌을 구했어야 했다”며 “진실성도 없고 범행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도 없는 쇄신안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검 수사결과가 발표된 17일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사제단은 23일 특검 종료에 맞춰 김 변호사측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 수사 및 삼성 쇄신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반면 특검팀은 대체로 말을 아꼈다. 특검팀은 윤정석 특검보를 통해 “특검 활동이 끝났는데 우리가 뭐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말만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쇄신안에 대한) 평가는 국민 몫이지만 특검 수사결과가 어느 정도 쇄신안에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며 삼성 쇄신안과 함께 특검 수사 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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