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ㆍ아웃도어 업계의 강자 ‘코오롱스포츠’와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공통점은? 현재 이름 문제로 고민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FnC코오롱(대표 제환석)은 최근 코오롱스포츠의 글로벌화를 위해 내년 4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아웃도어리테일쇼에 참가키로 결정했으나 난데 없는 복병을 만났다. 그룹 명칭이자 브랜드 명에 들어있는 코오롱(KOLON) 발음이 영미권에서 ‘대장(大腸)’이라는 의미로 통용되며 변비치료제 명칭으로도 흔히 쓰이는 영문 코오롱(COLON)과 똑 같기 때문이다.
매장에 들른 외국인들이 브랜드 명을 듣고 낄낄거린다는 보고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막상 아웃도어의 본토 공략이라는 목표를 세워놓고 보니 개명(改名)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마케팅실 담당자는 “스펠링은 다르지만 일반인에게 바로 노출되는 브랜드 명이 ‘대장 스포츠’로 발음되는 건 우습지않느냐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면서 “코오롱스포츠의 위상과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비전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쪽으로 개명작업을 추진 중이며 6월께 새 이름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FnC코오롱이 내놓고 있는 의류브랜드 중 코오롱이 들어가는 건 코오롱스포츠가 유일하다.
롯데백화점과 스페인 인디텍스사가 합작한 자라리테일코리아(대표 이봉진)를 통해 30일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의 고민도 비슷하다. 전 세계 69개국에 1,140개의 매장을 보유 중인 이 거물 브랜드의 본토식 발음은 ‘싸라’. 그래서 서반아어권 생활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국내에서 ‘자라’로 불리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한다. 목이 짧은 수서동물을 연상시키는 것도 문제.
자라리테일코리아 마케팅담당 백아름씨는 “그렇지않아도 30일 공식 오픈을 앞두고 이름을 ‘싸라’로 다시 공지할 지, 그대로 갈지를 놓고 고민이 한창”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싸라로 정정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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