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실력 위주의 글로벌 기업에서 30대 한국계 여성 인재들이 자신의 꿈 실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빠르면서도 세련되게 일을 처리한다는‘스마트(Smart) 경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들은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글로벌리더로서의 역량을 다지고 있다.
■ GE 에너지 사업부 박수정 이사
아태지역 환경서비스 최초 영업이사로 발탁… “해외 세일즈 분야서 13년 MBA 등 자기계발 필수”
제네럴 일렉트릭(GE) 에너지 사업부의 박수정(38) 이사. 그는 지난해 7월 GE 환경서비스 아태지역 최초의 영업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환경서비스 사업의 영업을 책임지는 그는 향후 2~3년간 매년 100% 이상의 성장을 이끌어내야 하는 만만치 않은 도전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이 때가 미래 에너지 시장의 주도자를 결정짓는 시기라 그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1995년 GE에 입사한 박 이사는 여성이 전무한 부품과 발전 세일즈 해외영업 분야에서만 13년간 잔뼈가 굵었다. 2002년 서울 월드컵 개최 당시 경기장에 방송용 전기 공급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행했고, 2년 전에는 남부발전과 서부발전에 발전자재를 공급하는 대규모 수주도 따냈다. 이런 뛰어난 성과를 바탕으로 영업분야 최우수 직원에게만 수여되는‘아웃스탠딩 세일즈상(OSA)’을 세번이나 수상했다. 3년 전 MBA를 취득한 그는 GE코리아에서도 10명정도가 보유한 식스시그마 블랙벨트를 딸 정도로 자기 계발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열성파다.
박 이사는“입사 이후 마라토너의 자세로 출발점에 연연하지 않고 긴 안목에서 ‘스마트 경영철학’을 신조로 이겨내고 있다”며 “직장 생활이라는 긴 마라톤을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 MSD 박선영 매니저
탈모 등‘남성 고민 해결사’ 아태지역 글로벌 매니저로… “마케팅은 시간·고객이 관건 내무기는 스피드와 창조성”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기업의 세계지도를 그려가는 한국 MSD의 박선영(33) 매니저. 그는 전세계 남성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당찬 여성이다. 글로벌 제약기업 머크의 국내 법인인 한국MSD에서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는 올해부터 미국 본사 머크에서 프로스카를 총괄하는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를 맡고 있다. 미국 본사에 근거를 두지 않고 국내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매니저를 담당하는 것은 박 매니저가 업계 최초다. 그는 프로스카 제품에 대한 전략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실행하는 업무를 책임진다.
그는 자신의 경쟁력으로 스피드와 창조성을 꼽는다. 지난해 그는 아ㆍ태 지역 마케팅 디렉터에게 한국에서의 프로스카ㆍ프로페시아 마케팅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지난해 ‘사내의 마케터상’을 받은 박 매니저로부터‘머크’다운 면을 발견한 디렉터는 미국 본사에 프로스카의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PM)로 그를 추천했다. 박 이사는 글로벌 PM으로 근무하면서 미국 본사에 있는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와 직접 접촉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 역량을 드높일 수 있었다.
■ GM 강민영 디자이너
허머 HX 콘셉트카 디자인 남성위주 환경서 두각 … “효율적으로 일하려면 열정과 상상력 높여야”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강민영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33). 그는 연초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08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인 허머(Hummer) HX 콘셉트카의 디자인 작업에 참여해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GM의 허머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 디자이너로는 강 씨가 처음이다. 오프로드 차량인 허머 HX 콘셉트카는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모델. 하지만 강 디자이너는 2005년 GM에 입사하자마자 허머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입사 동기인 남성 디자이너 2명과 작업을 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금융 회사에서 근무하던 강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2001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2005년 CCS(College for Creative Studies)를 졸업하고 바로 GM에 입사해 처음 맡은 프로젝트가 차세대 허머 HX 콘셉트카 프로젝트다. 연비가 우수한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더 작고 효율적인 허머를 디자인해야 했고, 그 결과 허머 HX 컨셉트카가 탄생했다. 강 디자이너는 이후 시보레 스튜디오로 옮겨 2008 시보레 말리부의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강씨는“스마트 경영의 핵심인 스피드와 효율성은 열정과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다”며“디자인의 스마트 경영은 표현의 툴인 드로잉에 있지 않고 창조성과 상상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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