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축구 D조의 희비는 '빅 리거'들의 발끝에서 좌우될 전망이다.
20일 열린 본선 조별리그 조추첨 결과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23세 이하)은 D조에 편성돼 카메룬, 이탈리아, 온두라스와 두 장의 8강행 티켓을 다툰다.
만만찮은 상대와 맞붙게 된 만큼 '에이스' 박지성(2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와일드 카드 선발이 절실해졌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측면 공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박지성이 가세할 경우 '올림픽호'는 공격 전술 운용의 폭이 한결 넓어질 전망이다.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 간판'의 합류로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상대팀 핵심 전력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박지성 합류의 큰 이점이다. 박지성은 카메룬 수비의 핵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르 송 빌롱(21ㆍ아스널)과 14일 오전 열린 2007~0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선발 출전해 55분간 활약한 박지성은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2-1 승리에 일조하며 역시 선발 출전한 송 빌롱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이탈리아 올림픽 대표팀의 에이스 주세페 로시(21ㆍ 비야레알)는 한때 한솥밥을 먹으며 주전 경쟁을 펼쳤던 상대다. 로시는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던 2005년 당시 맨유 유스팀의 대표적 유망주로 꼽혔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지 못하고 1군에 자리를 잡는데 실패, 2007년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임대되며 팀을 떠났고 파르마(이탈리아)를 거쳐 올시즌 비야레알(스페인)로 이적, 23경기에서 11골을 터트리며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박성화호'가 이탈리아를 잡기 위해서는 중심 공격수 로시를 묶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박지성은 누구보다 소중한 '정보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2008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한 선수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카메룬 올림픽 대표팀은 2005~06 시즌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에 빛나는 톱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토오(바르셀로나)의 와일드 카드 합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르탱 은구투 음필레 카메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지난 3월 보츠와나와의 올림픽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에토오를 베이징으로 불러 들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음필레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 영광 재현을 위해 스테판 음비아(22ㆍ 스타드 렌), 안드레 비케이(23ㆍ 레딩) 등 명문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원들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로시, 마르코 모타(22ㆍ 토리노) 등이 주축을 이루는 이탈리아는 6월 유로 2008에 출전하지 않는 베테랑들의 와일드 카드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필리포 인차기(35ㆍ AC 밀란),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34ㆍ 유벤투스) 등이 후보로 꼽힌다.
탄탄한 수비진이 강점인 온두라스는 세리에 A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특급 스트라이커 다비드 수아조(29ㆍ 인터밀란)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경우 무시못할 상대가 될 전망이다.
수아조는 올 시즌 세리에 A 23경기에서 8골을 터트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 내에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15골), 훌리오 크루스(10골)에 이어 득점 3위에 랭크돼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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