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지적재산권 침해 논란을 휩싸인 ‘개인간 정보교환’(P2P) 사이트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 번호 등 개인 정보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이 뒤늦게 개인정보 수사에 착수하기는 했으나 유출된 개인정보가 ‘보이스 피싱’일당에 넘어가 범죄에 이용됐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경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사와 F사 등 국내 주요 P2P사이트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휴대폰 번호, 학력 등이 기재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수 백여장이 ‘모범 자기소개서’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또 이력서에 첨부된 사진은 물론이고 공문서인 주민등록등본까지도 사진 파일로 유통돼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의 얼굴 및 가족사항까지도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피해자 대부분이 유출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알더라도 휴대폰 번호를 바꾸는 등 소극적으로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모(29세)씨는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연락을 해봤지만 방법도 없고 시간이 지나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가 안 나길 바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도 최근 수사에 나섰으나, 정보 유출 근원지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P2P 사이트 특성상 개인이 실수로 유출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력서를 보관 중인 특정 기업 전산시스템이 해킹되면서 유출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부분 기업이 해킹 신고를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유출 경로 파악이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P2P사이트로 유출된 정보 가운데 상당수가 명의도용에 이용되거나 금융사기, 보이스 피싱 등 각종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정체불명의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받았다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권지윤 기자 legend861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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