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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정상회담/ 6월 실무협의서 FTA협상 재개 타진… 넘어야 할 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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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정상회담/ 6월 실무협의서 FTA협상 재개 타진… 넘어야 할 산 많아

입력
2008.04.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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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39개월째 멈춰서 있는 한ㆍ일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의 물꼬를 텄다.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후쿠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ㆍ일FTA 협상 재개를 위한 실무협의를 6월 중에 갖기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합의된 실무협의 성격이 본협상 재개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예비적 차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협상을 재개했다가 또다시 중단하게 될 경우 양국이 받을 타격이 엄청나기 때문에, 타결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한 본 협상에 나서기는 어렵다. 때문에 이번 실무협의는 가능성에 대한 타진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ㆍ일FTA 교섭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측이 이해득실만 따지다 헤어진 지난 교섭에서도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한일FTA교섭이 중단됐던 이유는 일본이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경직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농수산물 분야에서 56%만 개방하겠다고 했는데, 우리로서는 농수산시장의 개방 없이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무역적자 확대를 상쇄할 방법이 없다. 우리 정부가 "일본이 농산물시장의 90% 이상을 개방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해야 FTA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양국은 4년 전과 큰 변화없이 똑같은 쟁점을 놓고 신경전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농산물 시장 개방에, 우리는 만성 대일적자의 주원인인 제조업 분야에 민감하다. 농산물의 경우 한미FTA에서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본 우리 농민들에게 보상적 성격이 강한 분야다. 일본은 한국 농산물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지만, 일본 정계에는 '농수산족'으로 불리는 농어촌 출신 의원들이 농수산시장 개방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우리가 한ㆍ일FTA에 공세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것은 일본에 비해 제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 전자, 자동차, 기계업종에서 우리는 일본에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일 무역적자는 299억달러인데, 한ㆍ일FTA가 체결될 경우 61억달러 더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양희 연구위원은 "한ㆍ일FTA교섭에서 우리는 수동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한ㆍ일FTA의 목표부터 재점검하고, 제조업이 개방되더라도 우리 성장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실익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협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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