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재 새 미국 대사관은 요새.
최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중심가의 미군 특별경계구역(그린존)에 완공된 미국 대사관(사진)이 방대한 규모와 첨단 보안경비 시스템으로 요새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미국 MSNBC 등이 18일 보도했다.
14일 이라크 정부가 사용을 승인해 미국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이 대사관의 면적은 서울 여의도의 20분의 1에 해당하는 0.42㎢. 미국의 해외 외교 공관으로는 최대 규모이며 미 뉴욕 맨해튼유엔(UN) 본부 면적의 6배이다.
이 대사관에는 대사관 관저 같은 기본 시설 외에 수영장, 미식축구 경기장 등 모두 21개의 건물이 들어서 1,000여명이 한꺼번에 근무하고 수 백명이 거주할 수 있다. 이라크 시내를 관통하는 티그리스강을 끼고 있어 전망도 뛰어나다. 규모에 걸맞게 공사 비용도 당초 예산을 20% 가량 초과해 7억 3,600만 달러(약 7,100억원)가 들어갔다.
여기에 첨단 보안, 경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MSNBC는 “이 대사관은 자가 발전소를 완비하고 모든 건물이 로켓트 공격에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대사관 주변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고 24시간 중무장 요원들이 지키고 있어 철옹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미국이 유례가 없는 대사관을 지은 이유는 이라크 내 치안 불안 때문이다.
미군의 지속적인 병력 충원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서는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바그다드 시내 그린존에 폭탄이 터져 이라크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이 배경에서 미국 정부는 새 대사관이 그린존에 포함돼 있지만 더욱 철저한 보안, 경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민간 안보연구단체 국제위기그룹은 “새 대사관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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