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패션전문회사 오브제를 인수ㆍ합병한지 불과 5개월 만에 이 회사의 글로벌 패션브랜드 ‘와이앤케이(Y&Kei)’를 전격 중단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오브제 창립자인 강진영씨가 지난 달 초까지도 이 브랜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강한 애정을 보였던 터라, 전ㆍ현직 수뇌부 사이에 사업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강씨는 브랜드 피합병 이후에도 이 회사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해 왔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 오브제의 지분 54%를 500억원에 인수하며 패션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 글로벌 패션 플레이어로 진입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를 10개까지 확보한다는 전략 아래 뉴욕 디자이너 브랜드 ‘리처드 채’와 독점 영업권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오브제 인수를 통해 이 회사가 미국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와이앤케이’와 ‘하니와이(Hani Y)’를 글로벌 브랜드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오브제가 2002년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뉴욕컬렉션에 진출하면서 탄생시킨 와이앤케이는 올 가을부터 컬렉션 리스트에서 사라지게 됐다.
브랜드 중단 결정에 대해 SK 측은 “미국 내 하니와이의 성장 속도가 빨라 역량을 집중하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SK와 같은 대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한 브랜드를 불과 5개월만에 엎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대기업의 경영논리가 이제 막 입지를 다진 브랜드의 존망을 가른 꼴”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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