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 종결과 맞물려 일본 언론이 ‘삼성 타도’를 대서 특필하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18일 삼성전자가 특검 조사 등으로 주춤 거리고 있는 지금이 일본의 경쟁 업체들에겐 세계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2~3년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삼성전자에 대항 태세를 갖춰온 일본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삼성에 내줬던 지위를 탈환할 수 있는 호기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삼성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대거 불구속 기소됨에 따라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성장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자가 총수의 구속은 면했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익이 감소하면서 새로운 경영전략 수립이 절실한 시점에 법정 판결과 관련해 시간 및 노력을 할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엘피다 메모리는 컴퓨터(PC)에 장착하는 D램 반도체 분야에서 201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대만에 총 1조6,000억엔(약 16조원)을 투입, 4개의 합작 공장을 건설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엘피다의 지난해 세계 D램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삼성전자(27.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2%였다. 하지만 2006년과 비교하면 삼성의 점유율이 후퇴한 반면, 엘피다는 1.8%포인트 증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또 도시바는 MP3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을 추월하기 위해 올해 2월 미국 기업과 공동으로 1조7,000억엔(약 17조원)을 투입, 일본에 2개 공장을 신설키로 했다. 액정패널(LCD) 분야의 일본 선두기업인 샤프는 3,800억엔을 들여 사카이(堺)시에 새 공장을 짓고 있는데, 2~3년 후 액정TV용 패널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을 30%선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액정TV 시장에서 삼성과 경합 중인 소니와 마쓰시타도 깨끗한 이미지가 중시되는 유럽지역에서 삼성 사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일본 부품업체들의 중요 고객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삼성 경영이 혼란을 겪을 경우 일본 업체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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