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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실종… 되찾은 '靑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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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실종… 되찾은 '靑春'

입력
2008.04.2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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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불청객’ 소식이 뜸하다. 다름아닌 황사 얘기다. 기상청은 2월 ‘봄철 장기 예보’를 내놓으면서 “올 봄에는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 내륙 지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저기압이 발달해 한반도에도 황사가 자주 발생하겠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기상청 예보와 달리 이 달 4일 이후 누런 하늘을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관측된 황사는 모두 6회. 2월 1회, 3월 3회, 4월 2회 등이다. 그나마 황사다운 황사는 지난 달 2일 미세먼지 농도 1,428㎍/㎥(대구)를 기록한 것이 유일했다. 나머지는 관측 농도가 황사주의보(미세먼지 농도 400㎍/㎥ 이상) 기준에도 못미쳐 일상 생활에 불편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4월은 황사 발생 빈도가 높고 지독하기로 유명한 달이다. 통계로 봐도 봄철 황사의 절반 가량은 4월에 집중돼 있다. 2002년 미세먼지 농도(서울 기준) 2,070㎍/㎥을 기록해 기상청이 사상 최악이라고 평한 황사도 4월에 발생했고, 2006년에는 4월 한 달에만 12일이나 황사가 관측돼 ‘황사 테러’로 불릴 만큼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 그런데도 올해는 중순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이다.

가장 큰 원인은 바람 때문이다. 황사를 피부로 느낄 정도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발원지의 상태. 황사는 발원지의 기후가 건조해 흙먼지가 많고, 햇빛이 강해야 자주 발생한다. 뜨겁게 달궈진 지표면 공기가 위로 치솟게 되면 모래 알갱이와 흙먼지도 덩달아 공중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때 강한 바람이 불 경우 한반도도 곧장 황사의 영향권에 들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요즘 중국(저기압)과 한국(고기압)의 기압 배치가 역전돼 있다는 사실이다. 황사를 실어 나르려면 중국의 발원지에 고기압이 형성돼 북서풍이 불어야 하는데 한반도 쪽으로 바람이 불지 않아 황사 위험성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국립기상연구소 정관영 태풍황사연구팀장은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대륙의 시베리아 기단보다 남쪽의 기단 활동이 활발해 황사 유입을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37%)을 끼치는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지역에 지난 겨울 몇 차례 폭설이 내린 점도 지표면의 건조를 막아 황사 발생 빈도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통상 황사는 2월 중순에 시작해 5월 말까지 꾸준히 나타난다. 지난해에도 5월 하순에 20년 만의 때늦은 황사가 찾아와 전국을 뒤덮은 ‘악몽’이 있다. 기상청 김용수 태풍황사과장은 “기상 여건만 갖춰지면 황사가 찾아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며 “5월 까지는 황사에 대한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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