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학교 교수가 정부의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이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정부와 시장의 압력에 꿋꿋이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1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정책토론회에서 ‘금융환경 변화와 중앙은행 역할’ 기조 연설을 통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한국은행 간에 미묘한 갈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새 정부가 물가 안정을 추구하는 한국은행에 대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정책을 펼칠 것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압박하는 듯한 징후가 발견되는데 매우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현재 외부에서 밀어닥치는 물가 상승 압력은 과거 석유 파동 당시의 경험을 되새기게 할 정도”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5~3.5%)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특히 “지금 한국은행은 성장인가, 물가안정인가라는 가장 고전적 선택의 기로에 직면해 있다”며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경제정책의 목표는 ‘성장 우선’에서 ‘안정과 균형’으로 바뀌며,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등 높은 위상을 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 독립성과 관련, “정부로부터의 독립 뿐 아니라 시장으로부터의 독립도 꼭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