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남부민동 부산공동어시장에서는 요즘 110~160㎝급 대형 참다랑어(참치) 경매가 수시로 열린다. 한번 위판될 때마다 수백마리씩 나온다. 이에 따라 부산 횟집은 물론, 일반 음식점에서도 참다랑어 요리가 부쩍 늘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올들어 위판된 대형 참다랑어가 5,000여 마리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열대성 어류인 참다랑어가 근해에서 잡히는 이유는 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 때문이다. 참다랑어 외에도 한반도 근해에서는 명태 등 한류성 어류가 사라지고 고등어와 청어, 멸치 등 난류성 어류가 크게 늘었다.
올해 남해에는 참다랑어 어장이 폭 넓게 형성됐다. 3월 중순 제주도 남쪽해역에서 참다랑어 어장이 형성된 이후 4월 중순에는 남해안까지 북상, 5월까지는 어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저녁 대형선망어선 1통(선단)이 남해안 여수남쪽해역(111해구)에서 대형 참다랑어 1,000여 마리를 잡았다. 지난달 9일에도 선망선단이 섭씨 17~18도 수온분포를 보인 제주도 서귀포 남방 30~40마일 해역 243해구 부근에서 체장 110~150cm, 무게 35kg안팎의 대형 참치 2,000여 마리를 잡는 등 참다랑어 어획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어획되는 참다랑어는 체장이 예년의 50~70㎝급보다 2배 이상 큰 데다 어획시기와 기간도 예년에 비해 빨라지고 더욱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해안에서 어종변화도 뚜렷하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와 오징어, 멸치, 전갱이의 1970년대 겨울철(1~2월) 어획 비율은 7%대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는 15%대로 배 이상 늘었다. 반면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1980년대 초에만 해도 연간 13만톤에 이르렀으나 지난해에는 600㎏에 불과했다.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갈치와 조기가 주로 잡혔으나 요즘은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멸치가 대표 어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흑새치와 백미돔, 돛새치, 보라문어 등 아열대성 어종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출현하고 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1968~2006년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은 표층의 경우 동해 0.8도, 남해 1.04도, 서해 0.97도 각각 상승했다"며 "어족자원 등 변화의 원인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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