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숯이 사람 잡네.”
경기 수원시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해 7월 모 라디오방송국 프로그램 경품으로 받은 식용 숯 제품을 섭취한 뒤 설사와 복통으로 큰 고생을 했다. 체내 중금속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하고 변비에 좋다는 광고 문구에다, 방송국에서 보내줬으니 신뢰할 수 있겠다 싶어 섭취한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17일 인터넷쇼핑몰과 오픈마켓에서 식용 건강식품으로 판매되는 숯 제품에 대해 리콜을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숯이 건강 다이어트 식품처럼 소개되고 있지만, ‘식품 일반에 대한 공통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숯은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물질이다.
그런데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태백 적송 차콜’ ‘한농차콜’ 등 10개 제품을 대상으로 표시ㆍ광고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먹는 숯’ ‘식용 숯’으로 버젓이 판매되고 있으며 ‘식품첨가물 기준을 통과한 국내 최초의 식용 숯가루’ ‘1회 한 숟가락(약 5g)을 물 한 컵과 함께 드십시오’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숯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여과보조제로 사용한 후 최종 식품 완성 전에는 제거해야 하는 식품첨가물”이라며 “식품첨가물이라는 단어를 교묘히 상술에 이용한 것도 황당하지만, 숯을 무슨 만병통치 물질인양 생각하는 민간신앙 맹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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