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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아이에 특목고 대비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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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아이에 특목고 대비 수업?

입력
2008.04.2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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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유치원. 10명 남짓한 아이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영어 시험을 보고 있다. 이어 진행된 수업은 논술. 책을 읽고 주제를 파악한 뒤 각자 느낀 점을 노트에 적는다.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입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자 유치원 특목고반까지 생겨났다.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생과 중학생을 둔 학부모 사이에서 불던 특목고 바람이 어느새 유치원까지 넘어온 것이다.

C유치원은 지난 3월 5세-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논술 등을 가르치는 특목고반을 신설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반까지는 영어 원어민 강사와 함께 각종 놀이를 하며 영어를 배우는 ‘영어 유치원’이다. 그러나 이후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수업은 ‘특목고반’답게 입시 위주의 과목 수업을 진행한다. 유치원 자체 제작한 교재를 활용, 영어는 시험문제 풀이 위주로 하고, 수학은 1년 동안 초등학교 전 과정을 다룬다.

일반 영어 유치원 과정에 드는 비용이 월 130만원 안팎이고, 여기에 특목고반 수업까지 더하면 월 200만원이 훌쩍 넘는 곳이지만 수요는 넘치고 있는 상황이다. 유치원 관계자는 “무한경쟁 시대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며, 확실한 효과를 본다는 점에서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은 없다”며 “조만간 클래스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유치원은 입소문을 타고 강남 학부모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송파구에 사는 주부 이모(38)씨는 “강남에서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 사이에 ‘4, 5세 때부터 교육을 시켜야 특목고에 보낼 수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애만 뒤처지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우리 아이도 C유치원에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학부모들은 “아무리 조기 교육 운운하지만 이건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김희진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유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즐겁게 노는 것”이라며 “특목고 대비 유치원은 극성스런 부모와 상술이 결합한, 웃지 못할 사회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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