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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당정협의, 정부에 내내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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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당정협의, 정부에 내내 쓴소리

입력
2008.04.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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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간 조율이 안된 정책들이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무조건 정부 편을 들어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단히 죄송하다. 앞으로 당정간 긴밀히 협의하겠다”

18일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첫 고위당정협의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정부의 일방독주에 독하게 비판했고 한승수 총리는 정중하게 사과했다. 무겁고 날선 분위기였다.

회의 시작 전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대신할 때만 해도 화기애애했다. 강 대표 등 주요 당직자 14명, 한 총리 및 각 부 장관 19명, 청와대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 6명 등 참석자 39명은 10년 만의 고위 당정청 회의에 대해 소회와 덕담을 주고받았다. 한 총리가 “집권여당으로서 10년 만에 처음 갖는 고위 당정회의를 축하한다”고 말하자, 강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의 국무총리 시절 총리공관에 와본 뒤 오랜만에 이곳에서 당정협의를 하니 정말 정권교체를 실감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런 덕담은 강 대표가 인사말을 통해 “정부와 청와대는 민심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여달라”고 쓴소리를 하면서 쑥 들어갔다. 이어 안상수 원내대표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우리는 뒤치다꺼리를 하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기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불협화음으로 나타났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되고 내수부진, 고용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며 “세계잉여금 15조3,000억원 중 국가채무 상환과 지방교부세 등에 필요한 재원을 제외한 4조9,000여 억원을 추경으로 편성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세계 잉여금을 국가채무를 더 갚아 금리인하를 유도하고 감세를 해서 내수를 진작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며 일축했다. 이 의장은 또 한나라당이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추경편성 요건을 경기침체 및 대량실업 등 위기상황으로 엄격히 제한하도록 국가재정법을 개정했던 점도 반대이유로 들었다.

혁신도시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강 대표는 “지방균형발전은 당에서도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이라며 “국민들은 정부가 지방발전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0교시 수업이나 우열반 편성 등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점도 따졌다.

그나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문제에 대해 당정이 조기처리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그 역시 이한구 의장이 “정부가 한미 FTA 비준에 따른 피해보전 대책을 발표했지만 우리도 그런 정책이 있는지 잘 모르며 발표된 내용으로는 피해보전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비판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당정은 추가협의를 통해 추경편성 문제를 다시 협의키로 했으며 한미 FTA 피해보전 대책도 추가로 마련키로 했다. 당정은 또 고위당정 월 1회, 부처별 당정 월1회 이상 개최키로 합의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고성호기자 sungho@h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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