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 4강, 2007년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한 이라크 축구는 전쟁의 상처와 연이은 테러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라크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줬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의 유혈사태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전쟁터를 훈련지 삼아 2008 베이징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육상선수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5,000m 장거리 육상선수 나데르 알 마슬리(28ㆍ팔레스타인)가 그 주인공. 마슬리는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하는 팔레스타인 선수단 4명 중에 포함된 유일한 가자지구 출신이다. 그는 내분사태와 테러로 실의에 빠져있는 가자지구에 ‘희망의 전령사’가 되고자 힘겨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에 간다는 자체부터 난관이었다. 가자지구에 사는 주민은 해외 출국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는 8개국 국제육상회의의 특별허가로 가까스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위험천만한 훈련장소와 턱없이 부족한 훈련경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하노운에 사는 마슬리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폭탄 테러지역에서 위험 부담을 안고 매일 강행군을 하고 있다. 잔혹한 폭탄테러의 잔해인 폐허와 총알밭이 된 건물 사이 길을 따라 훈련하고 있는 것.
또 자국의 육상연맹으로부터 한 달에 100달러를 지원 받고 있지만 영양분 섭취와 장비 마련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마슬리는 거리를 뛸 때마다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는 이웃들의 격려에 운동화 끈을 더욱 조여 매고 있다. 마슬리의 최고 기록은 14분25초. 세계기록(12분37초35)에 2분 이상 뒤지지만 올림픽까지 40초 단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뛰는 것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 가자지구와 나라의 자부심을 높여 이웃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싶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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