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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동부 표명일·김주성 활약 삼성 가볍게 눌러

입력
2008.04.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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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결정전을 하루 앞둔 16일 동부는 날벼락을 맞았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세범이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았다. 최소 3일간의 입원이 필요한 이세범은 사실상 이번 챔프전에 나오기 어렵게 됐다. 이세범은 동부 내 유일한 정통 포인트가드다.

그러나 동부에는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겸하는 ‘투잡족’ 표명일(33)이 있었다. 표명일은 정통 포인트가드는 아니지만 돌파력과 외곽슛이 뛰어나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이)세범이의 공백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표)명일이가 있어 큰 걱정은 안 한다”고 했다.

17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2007~08 SK 텔레콤 T 프로농구 동부-삼성의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 1차전.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과 함께 표명일(12점 9어시스트 4스틸)이 날기 시작했다. 표명일은 공격을 조율하면서도 3점포 두 방을 포함해 8점을 집어넣으며 1쿼터 26-12 리드를 이끌었다.

표명일은 2쿼터부터는 포인트가드 본연의 임무에 전념했다. 1쿼터에서는 어시스트가 1개뿐이었지만 2쿼터 2개, 3쿼터 3개, 4쿼터 3개로 늘렸다. 특히 표명일은 92-81이던 경기 종료 1분33초 전 프런트 코트 오른쪽 모서리에서 슛을 쏘는 척하다가 골밑의 오코사에게 어시스트 패스를 내줬고, 오코사는 호쾌한 투핸드 덩크슛으로 화답했다.

표명일의 진두지휘 아래 골밑의 트윈타워는 변함 없는 위력을 발휘했다. 김주성은 덩크슛을 두 차례나 꽂아넣는 등 20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주성의 파트너 오코사도 32점 12리바운드를 올렸다.

동부의 101-88 승.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승리한 동부는 팀 통산 세 번째 챔프전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지난해까지 11차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81.8%(11번 중 9번)였다.

경기 후 표명일은 “경기 전부터 부담 없이 좋은 경기하자고 다짐했다. 평소대로 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결과가 좋았다. 남은 챔프전에서도 공격보다는 수비와 어시스트에 치중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5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은 리바운드에서 19-28로 열세를 보인 데다 전반에만 턴오버를 14개나 저지른 탓에 내내 끌려 다녀야 했다. 삼성은 주포 이규섭이 3점, 이상민이 무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한편 2차전은 19일 오후 2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원주=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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