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 첫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 한 발언이 한때 정치권의 주목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뒤 가진 차세대 한인 동포와의 대화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이 FTA를 승인하면 한국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곧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한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불렀다. 기존의 당청 입장은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안을 통과시켜 미국 의회가 비준안을 처리하도록 압박하자는 것이다.
당정이 5월 임시국회에서 비준동의안 통과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먼저 비준안을 통과시키면 우리가 통과시킬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일종의 오해를 낳은 셈이다.
정치권과 언론이 궁금증을 품자 한나라당은 곧바로 해명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전화통화에서 “스탠스(입장) 변화가 전혀 없다. 아마 이 대통령의 말이 조금 잘못 나갔거나 아니면 뉘앙스를 잘못 들은 것 같다”며 “우리의 입장은 미 행정부가 한미 FTA를 하겠다는 의사가 확실하기 때문에 미국 의회를 설득할 수 있도록 우리가 먼저 비준안을 통과시키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도 결국은 한미 양국이 FTA 비준안 통과를 위해 서로 노력하자는 취지의 일반적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한 발언 속에는 미국의 처리 향배도 지켜보면서 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야당 반대 등을 빌미로 좀 뒤로 미루려는 의중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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