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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번지는 AI, 모든 개연성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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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번지는 AI, 모든 개연성에 대비해야

입력
2008.04.2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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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심상치 않다. 전북 김제에서 닭의 집단폐사가 신고(1일)된 지 보름 만에 수도권까지 번졌다. 경기 평택에서 발견된 AI 역시 고병원성으로 확인됨에 따라 당초 반경 500m 이내의 닭과 오리를 살(殺)처분하려던 방침이 반경 3㎞로 긴급 확대됐다. 어제 충남지역에서 유사한 사례가 신고되면서 이제는 한반도 서쪽 모든 지역이 사실상 ‘AI 방역망’ 속에 들어갔다.

농림수산식품부가 15일에야 장관 주재로 ‘AI 방역 관련 긴급 심야 대책회의’를 열었다니 그 동안 전북과 전남지역에서의 사태를 정부가 얼마나 소홀히 여겼는지 알 만하다. 그 동안 한 일이라곤 AI 발생지역 주변에 소독약 뿌리고 다닌 게 전부라고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발병원인이나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했음은 물론, ‘소독약 뿌리기’마저 제대로 하지 못해 나라의 반이 AI에 노출되고서야 전문가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했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

최근 사태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이번 상황이 우려했던 변종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을 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겨울철에 발생하던 AI가 그 시기를 한참 지나 생겨났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더 기승을 부리는 등 기존의 발생ㆍ감염양상과 전혀 다른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AI는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신형 인플루엔자로 변이된 것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일본이 이미 우리의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전국적인 경계 태세에 들어간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한국에서 발생한 AI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기 전부터 신형 인플루엔자 출현을 우려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2,000만명 분의 백신을 제조하고 있다 한다.

바다 건너 나라가 이렇게 경계태세를 가동하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이제서야 정부가 나서 ‘주의경보’를 ‘경계경보’로 높였다고 발표했다. 국민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다 충실하고 빈 틈 없게 대처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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