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출발했다. 미국 측에서는 루디 줄리아니 뉴욕시장 등 예정에 없던 고위급 인사들이 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고, 이 대통령도 한 단계 높은 양국 동맹을 강조하면서 이에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영접을 받으며 뉴욕 JFK공항에 도착, 도열해 있던 수십 명의 한미 양측 인사들과 악수를 한 뒤 별도의 환영행사 없이 곧바로 빡빡한 ‘국정 세일즈’ 일정에 돌입했다.
■ 차세대 한인 동포와의 대화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숙소에서 이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차세대 한인 동포와의 대화’를 가졌다. 준 최 뉴저지 에디슨시 시장, 미셸 리 워싱턴DC 교육감, 주주 장 ABC방송 앵커, 알리나 조 CNN 기자, 세계적 환경운동가 대니 서 등 미국 주류사회의 리더로서 한인 동포사회를 이끌고 있는 한인 동포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일할 경험이 있는 동포 2세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2세들의 국내 스카우트 방침을 밝혀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뉴욕교포 간담회
이어 이 대통령은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뉴욕 피에르호텔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빡빡한 일정 때문에 행사장 입구에서 뛰다시피 하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450여 명의 참석자들은 무려 20여 차례나 박수를 보냈고, 일부 동포들은 “이명박”을 연호했다.
이 대통령은 “기분 같아서는 선거가 끝나고 그 다음날 뉴욕에 오고 싶었다”면서 “뉴욕 분들이 100%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99%는 저를 지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장내에 환호성이 터졌다. 조병창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미지역 부의장은 “이 대통령이 뉴욕동포사회에서 인기가 많으니 5년 뒤 뉴욕 한인회장에 나온다면 추천하겠다”는 농담으로 화답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만찬
이날 이 대통령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미국 주류사회의 대표적 지한파들의 모임인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1957년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주도로 설립돼 한반도 관련 세미나, 한국어 강좌, 한국계 미국인들 간 대화모임 등을 주도하는 단체다. 행사 전부터 호텔에는 600여명의 양국 관계자들이 자리를 메웠으며, 400달러에 달하는 식사비를 각자 부담하는 자리였지만 신청자가 1,000명이 넘어 주최 측에서 참가자를 제한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미측에서는 힐 차관보와 코리아 소사이어티 도날드 그레그(전 주한대사) 이사장, 에반스 리비어(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회장,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줄리아니 뉴욕시장과 구티 에레즈 미 상무장관은 예정에 없이 이 대통령을 만나러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참석해 환영사를 했다.
이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으며, 이 대통령은 “여기 계신 여러분이야 말로 우리 한국인들의 오랜 친구(Old Friends)이자 어려울 때도 항상 같이한 최고의 친구(Best Friends)라고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 뉴욕증권거래소 방문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 2일째인 16일 뉴욕증권거래소를 방문, 방명록에 ‘뉴욕증권거래소가 세계중심의 역할을 해주시고 세계경제가 빨리 회복되기 바랍니다’라고 적은 뒤 주식시장 개장 벨 버튼을 눌렀다. 이 대통령은 “2년 전 서울시장 시절에 이어 다시 방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던컨 니더아워 거래소 회장은 “세번째는 어떤 모습으로 오실지 기대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엔사무국에서 반 사무총장을 만나 30분간 환담했다. 반 총장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의 면담처럼 영어로 합시다”고 제의해 두 사람은 통역 없이 영어로 대화했다.
뉴욕=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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