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외유성 출장인가, 아니면 정당한 공무 출장인가.
다음달 말 물러나는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장관급)이 15박18일 일정으로 부인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중남미를 방문해 그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리는 ‘세계 의회 사무총장회의’(14~18일)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출국했다. 김 사무총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17일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뒤 회의 마지막날인 18일 ‘글로벌 시대에 있어 의회사무처 교류 강화’란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문제는 그 후의 일정. 19일 남아공을 떠나는 김 사무총장은 남미 대륙으로 건너가 페루(4박5일), 콜롬비아(2박3일), 베네수엘라(2박3일)를 방문하기로 돼 있다. 중남미 방문이 끝나면 그는 경유지인 미국 마이애미(1박)를 거쳐 뉴욕(2박3일)에 들렀다가 다음달 2일 인천 국제공항으로 통해 들어온다. 이번 방문엔 유태곤 사무차장(차관급), 서기관 2명, 사무관 1명 등 4명이 공식 수행한다.
중남미 방문 목적은 의회사무처 교류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이다. 이에 대해 사무처측은 “의원 외교와 함께 사무처 교류도 해야 의회간 협력을 증진할 수 있다”며 “이미 2006년부터 올 1월까지 7개국과 MOU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일각에선 “임기 만료를 앞두고 해외출장 챙겨먹기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구나 페루에선 마추피추 유적으로 유명한 쿠스코 방문이 1박2일 일정으로 잡혀 있고, 공식초청 없이 출장에 동행한 부인과 함께 일정 마지막엔 뉴욕에 거주 중인 딸을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사무총장 부인의 경비는 개인부담으로 처리했다”면서 “사무처 교류를 위한 MOU체결은 김 사무총장이 임기 말까지 역점을 둔 사업인 만큼 외유성 출장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이 콜롬비아를 방문하고 있을 25일, 국내에선 17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가 열린다는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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