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방미 기간동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차기 대통령 후보들을 모두 만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브라운 총리와 대선주자들의 회동에 대해 “브라운 총리 방미 일정 가운데 가장 중요한 행사는 백악관 집무실이 아니라 주미 영국 대사관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18일 오전 주미 영국 대사관에서 대선주자 당 45분씩을 할애해 잇따라 회동하기로 했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언론들은 “차기 대통령 후보를 직접 만나 정책의 차별성을 점검하고 부시 대통령이 물러나는 내년 1월 이후의 변화를 가늠하기 위한 것”이라며 브라운 총리의 행보가 탐색전의 성격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의 전문가들도 “브라운 총리가 중동문제, 기후변화, 신용경색 위기 등 국제문제를 논하기에는 오히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적격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침체 등으로 영국에서 인기가 떨어진 브라운 총리가 역시 인기가 바닥인 부시 대통령과 마주 앉는 것 보다는 차기 미 대통령 후보들과 만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바마, 힐러리 의원 등 대선주자들도 22일 예비선거에 대비해 선거운동을 하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17일 밤 급거 워싱턴으로 날아갈 정도로 회동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힐러리 의원은 대통령 영부인 시절 영 재무장관이던 브라운 총리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브라운 총리는 지난 달 영국을 방문한 매케인 의원도 만난 적이 있으나 오바마 의원과의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운 총리는 방미기간이 이명박 대통령과 겹쳤으나 이 대통령과 달리 캠프데이비드에서 회담을 하지 못하고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도 이 대통령에게 양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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