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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굉음·불꽃 내뿜으며 하늘로… 숨죽였다 일제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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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굉음·불꽃 내뿜으며 하늘로… 숨죽였다 일제히 "와"

입력
2008.04.1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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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8시15분(이하 한국시각). 5분 단위로 방송되던 발사 카운트다운마저 중단되자, 발사대 주변엔 정적이 감돌았다. 드디어 8시16분39초.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을 실은 소유즈 TMA-12가 굉음과 함께 하늘로 치솟았다.

소유즈 로켓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발사장에 마련된 4개의 지지대가 한꺼번에 열리자 작은 불꽃을 한번 내뿜으며 잠시 둥실 떠오르는 듯하더니 이내 3,000도의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아 잠시 후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 순간 발사대에서 1.8㎞ 떨어진 관람대에서 숨죽이던 이씨 어머니 정금순씨는 “잘 다녀와라 소연아”라며 목놓아 소리쳤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 관계자, 한국 참관단과 전세계 취재진 등 500여명도 일제히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소연씨와 선장 세르게이 볼코프, 비행 엔지니어 올레크 코노넨코 등 일행 3명이 좁은 조종석에서 웅크린 채 자기 체중의 4배에 달하는 엄청난 압력을 견디며 대기권에서 탈출하는 모습이 방송에 잠시 비춰졌다. 전문가들은 우주선이 대기권을 탈출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중력의 압박 때문에 피부가 일그러지고, 고개도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중력가속도 때문에 시야가 흐려지고 심하면 의식을 잃는 경우도 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8분 40여 초가 흐른 후 드디어 우주선이 지구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궤도 진입직후 우주선은 안테나와 태양전지판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이 씨는 이날 낮 12시 20분께 출정식을 갖고 우주기지 내 에네르기야 건물로 이동해 최종 의학검사를 받았다. 이후 우주복을 착용하고 가족과 정부 대표단을 만났으며 발사 2시간 30분전인 오후 6시께 우주선에 탑승했다. 이 씨는 탑승 전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잘 다녀 올께요, 잠 잘 잤어요”라고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발사장면과 비행중인 우주선 실내 모습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들도 발사 소식을 긴급기사로 전송했다. AP통신은 원래 우주선 탑승 1순위였던 이씨 동료 고산씨가 “난 종교가 없지만, 이 순간만은 발사 성공을 간절히 기도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국의 BBC는 이씨가 발사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주로 나가면 ‘와우’라고 감탄할 것 같다”고 말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이씨에게 ‘와우걸’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독일 dpa 통신은 한국이 세계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국이 됐다면서 2020년에는 달 탐사 궤도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이씨가 1994년과 1998년 미국 우주왕복선에 탑승했던 일본 여성 무카이 지아키에 이어 아시아 두번째 여성 우주인이라고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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